[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왕좌를 이어받길 거부한 채 제멋대로 사는 영국 왕자 할(티모시 샬라메)은 왕궁 생활을 뒤로하고 평민들 사이에 섞여 생활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으로 할은 헨리 5세로 즉위하게 된다. 어린 나이에 왕이 된 할은 왕궁의 정치, 부왕이 넘기고 떠난 혼돈과 전쟁 등은 물론, 왕궁 밖에서의 삶이 가져온 감정적인 짐까지 짊어진 채 자신의 길을 헤쳐나갈 상황에 놓인다.
영화 '더 킹:헨리 5세' 스틸 [사진=넷플릭스] |
넷플릭스 영화 '더 킹:헨리 5세'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5세'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데이비드 미쇼 감독과 배우 조엘 에저턴이 2013년부터 꽤 오랜 시간 준비해 만들었다.
주된 이야기는 할의 성장 스토리다. 방탕한 생활을 즐기던 철부지 왕자 할이 왕이 돼가는 과정이 영화 전체를 끌고 간다. 하지만 그 안의 메시지는 현시대에도 유효하다. 데이비드 감독과 조엘은 왕의 딜레마, 제국주의의 이면 등을 통해 현재까지 이어지는 권력의 함정과 전쟁의 잔혹함, 인간의 위험한 욕망 등을 되짚게 한다.
국내 관객에게까지 통할 웃음 포인트도 여럿 있다. 그 역할은 주로 각본을 쓴 조엘이 연기한 존 폴스타프 경이 맡는다. 존은 원작과 달라졌다는 점에서도 눈여겨 볼만하다. 영화 속 존은 조금 더 위트 있으면서 유능한(전쟁에 진절머리가 났지만, 전쟁에 능통하다) 인물로 각색됐다. 결과적으로 후자가 더 매력 있다. 여성 캐릭터들 역시 입체적으로 바뀌었는데 시대 흐름에 부합한다.
호불호가 갈릴 부분을 꼽자면 잔인함의 정도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답게 영화는 아쟁쿠르 전투신 뿐만 아니라 꽤 많은 장면에서 피를 튀긴다. 참수형 장면까지도 고스란히 담아낸다. 누군가는 실감 나는 묘사가 반가울 테고 누군가는 잔혹한 묘사에 고개를 돌릴 수도 있다.
25세에 왕위에 오른 젊은 왕 헨리 5세는 티모시 샬라메가 연기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으로 아카데미 최연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다. 티모시는 이번에도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친다. 자유롭던 소년이 권력을 지닌 남자가 되는 과정을 찬찬히 그려냈다.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까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더 킹:헨리 5세'는 오늘(23일)부터 전국 메가박스에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공개 일자는 11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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