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시리아 북동부 침공을 비롯해 최근 중동 지역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핵무장까지 노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에르도안의 야망은 시리아를 넘어선다. 그는 핵무기를 원한다고 말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주요 기사로 다루며 터키의 핵무장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9월 여당인 정의개발당 행사에서 핵무장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당시 "일부 국가는 핵탄두가 장착된 미사일을 갖고 있지만, 우리는 가질 수 없다고 한다"며 "나는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거 수차례 핵개발 필요성을 거론했지만 당시엔 비상한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에르도안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도 군사 및 핵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쿠르드족 축출을 위한 시리아 침공이란 대담성도 보이고 있다. 중동의 '술탄'으로 군림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NYT는 특히 터키가 러시아와 손을 잡고 건설 중인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핵무기용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올리 헤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고 감독관은 "터키는 핵 전문 지식을 쌓고 있으며 고품질 핵연료를 가지고 있다"면서 "외국의 도움을 받는다면 터키는 4, 5년 안에 핵무기의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아직 터키의 핵무장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햄리 소장은 터키가 실제로 이란처럼 독자 핵무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제시카 바넌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 연구원은 에르도안의 핵 개발 발언이 내부 유권자를 겨냥한 것이란 입장이다. 실제로 핵개발과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는 견해다.
하지만 NYT는 "미국은 터키가 미국의 동맹인 쿠르드족을 공격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터키가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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