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조건부 승인' 전망과 달리 '판단유보'
공정위, "유사 건 심의 후에 다시 합의"
SK텔레콤-티브로드 기업결합 병합유력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지난 16일 ‘조건부 승인’ 가닥이 유력했던 공정당국의 ‘LG유플러스-CJ헬로 간 기업결합 건’ 판단이 유보됐다. 합의 유보된 이유로는 ‘SK텔레콤-티브로드 기업결합 건’을 심의한 후 병합해 합의하겠다는 심산이 크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16일 공정위 전원회의(심판정) 안건인 LG유플러스의 CJ헬로 기업결합 건이 ‘합의유보’됐다. 합의유보는 위원회가 다시 합의해 결정하는 식으로 최종 판단이 미뤄진 셈이다.
합의유보 이유로는 유사 건을 심의한 이후 다시 합의하는 것으로 결정한 경우다. 이에 따라 조만간 ‘SK텔레콤-티브로드 기업결합 건’과 함께 최종 판단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합병 건은 케이블TV 업체 티브로드를 인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하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공정위 측은 “지난 16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기업결합 건’에 대한 전원회의 결과, 유사 건을 심의한 이후에 다시 합의하는 것으로 결정(합의유보)됐다”고 전했다.
이후 최종 판단이 예상되는 전원회의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성장이 정체된 이동통신시장과 유료방송 시장의 재편 등 경쟁을 촉진하는 M&A의 신속 처리 기조에는 벗어나지 않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정 [뉴스핌 DB] |
다만 해당 시장에서의 재편은 또 다른 경쟁을 예고하는 만큼 가격 인상, 거래조건 변경 등 정태적 경쟁제한효과와 함께 불분명했던 혁신기반 산업 잣대인 이른바 동태적 경쟁제한효과의 구체적 룰(혁신저해효과)을 적용하는 등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는 고민도 내제돼 있다.
무엇보다 M&A 우려점으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부문 인수 여부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CJ헬로가 알뜰폰 1위 사업자인 관계로 경쟁업체들은 ‘알뜰폰 분리 매각’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홈쇼핑 송출 수수료와 콘텐츠 계약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힘의 논리가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쟁법 고려 요소가 많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공정위가 발송한 심사보고서에는 CJ헬로 알뜰폰 사업부 분리 조건이 없었다. 다만 LG유플러스와 CJ헬로 간 결합상품 구성·판매는 금지가 필요한 것으로 봤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두 가지로 판단할 수 있는 건은 아니다. 심사보고서와 달리 위원회의 판단은 모든 것을 고려하고 논의한 것으로 안다. 합의유보 후 전원회의가 언제 다시 열릴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원회가 다시 합의해 결정키로 하면서 합의유보됐다. 최종 판단은 ‘SK텔레콤-티브로드 기업결합 건’과 함께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제도는 독과점 시장구조가 새롭게 형성되거나 고착화 되는 것을 사전 방지하는 경쟁법 집행이다. 기업결합은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업구조조정의 주요 수단으로 통한다.
LG유플러스 측은 해당 인수 건과 관련해 지난 3월 15일 기업결합 신고서를 공정위에 접수한 바 있다.
이동통신시장과 유료방송 시장의 M&A재편 [뉴스핌 DB] |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