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보툴리눔 균주의 출처를 두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벌이는 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15일 대웅제약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주문으로 진행한 균주분석을 진행할 당시 메디톡스의 균주를 받아 실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ITC가 지난 5월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을 위해 대웅제약 '나보타'의 생산 균주 제출을 명령하자,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균주에 접근할 권리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받은 균주로 실험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이미지=메디톡스] |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15일 오전에 공개한 보고서 일부는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웅제약을 향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한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자고 압박에 나섰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이날 ITC 재판부 주문으로 진행한 보툴리눔 톡신의 균주 감정시험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대웅제약은 자사의 '나보타'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과 다른 균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메디톡스는 나보타가 자사의 균주를 훔쳤음을 입증했다고 반박해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놨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에 "(각사의 감정시험을 진행한 전문가) 폴 카임 교수와 데이비드 셔먼 박사의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는 데 동의하길 바란다"며, "메디톡스가 제기한 의혹에 문제가 있다면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1월 말 메디톡스는 ITC에 대웅제약과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자사의 '메디톡신' 균주를 훔쳤다는 이유에서다.
ITC 재판부는 지난 7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에 각각 전문가를 선임해 균주 감정시험을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을 위해 ITC가 나보타의 생산 균주 제출을 명령하자,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보툴리눔 균주를 받아 실험을 진행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해당 실험 결과를 9월 20일이 경과하도록 ITC에 제출하지 않았다"며, "폴 카임 교수의 결과보고서를 확인한 10월 11일에야 뒤늦게 셔먼 박사의 반박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이는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대웅 균주가 메디톡스 균주를 훔쳤다고 입증한) 폴 카임 교수의 전문성과 권위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메디톡스가 카임 교수의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자고 했지만, 대웅제약이 일부만 선택공개하기를 선택했는데 보고서 전체를 공개해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했다.
대웅제약이 전문가로 선임한 데이비드 셔먼 박사에 대한 신뢰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에서 지정한 셔먼 박사는 유전체 기원 분석을 해본 경험이 전무한 유기화학 전문가"라며 "셔먼 박사의 분석 결과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메디톡스는 이어 "수많은 조건에서 실험했더라도 한 번만 포자가 형성되면 그 균은 양성균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 생성되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심지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균주를 확보했기 때문에 원하는 방식으로 메디톡스 균주의 포자 생성 여부를 확인하면 되는데, 이에 대한 결과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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