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프레디 머큐리나 엘튼 존 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자전영화가 유행하고 있다.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를 다룬 작품이 2021년 개봉하고, 최근엔 전설적 그룹 레드 제플린의 영화 제작 이야기까지 나왔다. 슈퍼스타들의 일생을 스크린에 담아달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제작자 입장에선 풀어야할 숙제도 많아 자전영화 바람이 계속될 지 주목된다.
◆록의 전설 레드 제플린, 마침내 영화화되나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은 최근 기사를 통해 레드 제플린의 자전영화 소식을 전했다. 뭣보다 레드 제플린의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 입에서 직접 나온 이야기라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영국 록밴드 레드 제플린 보컬 로버트 플랜트 [사진=1973년 'Rock and Roll' 미국 뉴욕 라이브공연 실황 영상 캡처] |
지미 페이지는 레드 제플린의 영화와 관련, “이야기가 실제 오가고 있다. 우리 이름으로 돈을 벌려는 영화 제작자는 예전부터 많았다”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구체적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미 페이지는 다만 “문제는 당사자인 우리가 상당히 바쁘다는 거다. 실제 영화화까지 이어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확답은 해주지 않았다.
레드 제플린의 영화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2년 개봉한 딕 카루더스 감독의 다큐 영화 ‘레드 제플린:셀레브레이션 데이’는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를 중심으로 레드 제플린의 이야기를 다뤘다.
1968년 결성된 레드 제플린은 1970년대 세계적인 록 바람을 일으킨 전설적 밴드다. 음악적 재능, 음반 판매량 등 모든 면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드러머 존 본햄의 사망으로 1980년 팀이 해체한 뒤에도 인기는 식지 않았다. 2007년 존 본햄의 아들이 드럼을 잡고 단 1회 한정으로 열린 레드 제플린의 라이브는 티켓 가격이 1억원(경매)에 달했다.
◆단순 음악영화와는 달라…실존 가수 영화, 왜 유행하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사실 실제 가수들의 영화는 이전부터 줄곧 만들어져왔다. ‘비틀즈:하드 데이즈 나이트’(1964), ‘레이’(2004), ‘아임 낫 데어’(2007), ‘디스 이즈 잇’(2009), ‘휘트니’(2018) 등 적잖은 작품이 탄생했다. 비틀즈나 레이 찰스,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 등 당대 최고의 가수를 다뤘지만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관객유입만 놓고 보면 해당 가수나 팀의 세계적 인기에 비해 주목 받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보헤미안 랩소디’가 국내에서만 994만 관객을 모으며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가수 영화도 흥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최근 개봉한 ‘로켓맨’은 국내 성적이 저조했지만 마니아층을 뚜렷하게 형성하며 ‘보헤미안 랩소디’의 바람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현재 제작단계인 엘비스 프레슬리의 자전영화는 그래서 더 주목된다. 오스틴 버틀러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로미오와 줄리엣’(1996), ‘물랑 루즈’(2001), ‘위대한 개츠비’(2013)의 바즈 루어만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은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최고의 자리로 인도한 매니저 톰 파커를 명배우 톰 행크스가 맡으면서 실존 가수 영화 유행이 계속되리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본인·유족·팀이 거절하기도…쉽지 않은 실존 가수 영화화
영화 'U-571'에 출연한 록밴드 본 조비 리더 존 본 조비 [사진=영화 'U-571' 스틸] |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나 팀의 영화가 나오길 간절히 기다리는 팬들은 많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메가히트 이후 이런 요구는 더 빗발친다. 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실존 가수 영화가 탄생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따른다.
우선은 가수 본인이 꺼리는 경우가 적잖다. 내년에 새 앨범을 선보일 록밴드 본 조비 역시 팬들의 영화화 요구가 빗발치지만 꿈쩍도 안 한다. 'U-571'(2000) 등 영화로 가끔 '외도'를 해온 팀 리더 존 본 조비는 런어웨이 패러다이스 이벤트 공연 당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실제 음악인들을 영화화하는 작품은 이제 너무 흔하다. 물론 우리 음악이 영화에서 어떤 식으로 표현되는 지는 궁금하다. 그래도 이미 숱한 음악영화가 나온 터라 흥미롭지는 않다.”
주인공이 이미 사망한 경우 영화 제작이 난항을 겪는다. 유족이나 팀 멤버들과 협의가 난제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흔쾌히 제작에 동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영화계 중론. 유산이나 수익 분배 등 숱한 문제로 거부하는 경우가 흔하다. 영화가 개봉된 뒤에도 숱한 논란이 벌어지곤 해 아예 제작을 꺼리는 영화사도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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