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유리 업체 푸야오(福耀) 미국 현지 경영 실화 조명
차오더왕 중국경영자와 미국 근로자간 충돌 상황 묘사
[서울=뉴스핌] 김경동 기자 = 중국 기업 푸야오유리(福耀玻璃)가 미국의 GM을 인수한 뒤 벌어지는 경영갈등과 직장내 문화충돌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아메리칸 팩토리(American Factory)’가 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제작한 이 영화는 중국에서 미처 개봉도 하지 않았지만 소셜 커뮤니티 사이트 더우반(豆瓣)에서 평점 8.5을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영화 제작에는 모두 3년, 1200 시간이 소요됐다. 8월 지난 21일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의 제작사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스는 넷플릭스와 다년간 계약을 맺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아메리칸 팩토리(American Factory)’ 포스터[사진=바이두] |
영화는 2014년 중국 자동차 유리 생산업체인 푸야오유리(福耀玻璃)가 2008년 금융위기로 문을 닫은 미국 GM 공장을 현지 직원 2000명과 함께 인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자본과 미국 노동자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과 미중 양국간 문화 충돌을 다루고 있다.
미국 노동자는 실직을 면했지만 시급은 GM 시절의 절반에 불과했고, 안전과 복지는 안중에도 없는 험한 노동환경에 직면한다. 이에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자 차오더왕 회장은 노조를 설립하면 공장 문을 닫을 것이라고 위협한다. 미국 노동자들과 마찰을 겪을 때 차오더왕 회장의 표정이나 단호한 태도 등이 가감없이 그려졌다.
감독은 푸야오라는 중국기업의 경영문화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문화의 차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지만 상식을 벗어나는 경영진의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며 다큐멘터리의 몰입도를 높였다.
미국현지법인 푸야오유리(福耀玻璃)[사진=바이두] |
차오더왕은 입만 떼면 직원들에게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다며 호통을 친다. AI자동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푸야오의 공장 모습을 지켜보며 차오더왕은 “앞으로 2030년까지 전세계 3억 7500만명이 기계에 밀려 실직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1시간 49분 분량의 ‘아메리칸 팩토리(American Factory)’는 2019선댄스영화제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했다. 뉴욕타임즈는 스티븐 보그나, 줄리아 라이처트가 공동 감독을 맡은 이 영화에 대해서 “눈을 뗄 수 없다”라고 평가했으며, 시네마스코프는 “지난 10년간 나온 미국 다큐멘터리 중 가장 흥미로운 작품”이라며 후한 점수를 줬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푸유야유리 창업자 차오더왕(曹德旺)는 현지 공급을 목표로 지난 1990년대 부터 미국시장 진출을 꿈궜다.
중국의 유리생산 업체인 푸야오유리(福耀玻璃)의 차오더왕(曹德旺) 회장 [사진=바이두] |
차오더왕은 2014년 6억달러을 투자해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Dayton)에 글로벌 최대 자동차 유리공장인 ‘푸야오아메리칸’을 건립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차오더왕이 자본을 유출해 미국으로 도피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가 미국진출을 결정한 것은 중국의 40%밖에 안되는 저렴한 전기료, 20%수준의 천연가스 가격, 막대한 수출 운송비 절감때문이었다.
1992년 차오더왕이 창립한 푸야오유리는 중국 A주 상장사로 자동차 유리생산 공급 업체다. 8월 28일 푸야오유리가 발표한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2억 653만달러, 순이익 1955만달러로 작년 대비 17% 성장했다.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과 넷플렉스 관계자들[사진=바이두] |
한편, 지난 2013년에는중국판 메가스터디로 불리는 온라인 교육 기업 신둥팡(新東方)의 창업스토리를 소재로 만든 '중국공동조합원(中國合夥人)'이라는 영화가 인기를 끈 바 있다.
hanguogeg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