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영국 외무장관이 영국이 합의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그것은 EU의 책임이라며 브렉시트 재협상을 압박했다. 특히 브렉시트 합의문 중 백스톱(안전장치) 조항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진행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EU가 합의안 조항을 바꿀 수 없다면 그들은 영국이 합의없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랍 장관은 그러면서 노 딜 브렉시트를 "EU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2019.08.07.[사진=로이터 뉴스핌] |
랍 장관은 현 백스톱 조항이 비민주적 절차로 생성됐으며 따라서 현재 형태로는 "제거되어야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백스톱 조항은 아일랜드와 영국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 통과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막고 자유로운 국경 출입을 가능케하는 조치로, 지난해 테리사 메이 전 영국총리와 EU가 합의한 사안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정부는 해당 조항을 폐지해야 EU와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EU는 수차례 브렉시트에 관한 재협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랍 장관은 국경선 밖 통관 검사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는 영국과 EU 간 협력을 통해 가능하다고 전했다.
랍 장관은 브렉시트의 대가로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허용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절대 허용치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를 표했다. 그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을 묻는 투표를 재실시하면, 스코틀랜드 지방 정부를 차지하고 있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힘을 실어줘 영국 연방이 해체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는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 총리가 정권을 잡자 분리 독립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에서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주민 중 62%가 EU 잔류를 지지했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교류가 많은 북아일랜드도 통관 절차의 부활을 반대하고 있다.
이주 발표된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여부를 묻는 여론 조사 결과 1019명 참가자 중 46%가 찬성, 43%가 반대 의사를 보였다. '모른다' 혹은 '투표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참가자를 제외하면 찬성은 52%, 반대 48%로 찬성이 과반을 넘는다.
랍 장관은 영국이 오는 10월 31일 브렉시트를 떠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10월 말에 떠날 것"이라고 말하며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랍 장관은 그때까지 EU 회원국과 가급적 협상을 하려 하겠지만 "EU가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조항에 따라 브렉시트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랍 장관은 현재 영국-북미지역 간 경제적 관계 강화를 위해 북미 순방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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