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폭력 시위대와 선량한 시민을 구분하며 홍콩을 ‘위험한 심연’으로 몰아 넣는 ‘폭력 범죄자’들에게 강력한 응징을 경고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양광(楊光) 대변인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양광(楊光)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범죄자들에게 경고하건데 상황을 오판하지 말고 우리의 자제를 약함으로 오해하지 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수의 폭력적 급진주의자들이 시위의 선봉에 서서 선량한 시민들을 호도하고 시위에 동참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반(反)중국 세력이 배후에서 모든 것을 주동하고 있다”며 “소수의 부도덕하고 폭력적인 범죄자들과 이들의 배후에 있는 검은 세력들에게 경고한다. 불장난을 하면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지난달 29일 영국이 홍콩을 반환한 이후 처음으로 홍콩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후 두 번째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무판공실이 이례적으로 입을 연 것은 중국 정부가 개입을 고려할 만큼 홍콩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 측이 연이어 강력한 경고를 내놓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개입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콩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며 평화적으로 시작됐던 시위는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 등으로 강경 진압에 나서자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로 확산됐다.
이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국회)를 점거하고 중국 국장과 오성홍기를 훼손한 데 이어, 흰 옷을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시위대를 공격하는 이른바 ‘백색테러’가 발생했고 이어 이러한 백색테러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이번 주에는 시위가 총파업의 형태로 확산되면서 국제공항을 비롯해 교통 시스템 전반이 마비되는 등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초유의 사태이자 2012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권력을 잡은 후 최대 정치적 위기가 펼쳐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홍콩 시위에 대해 무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지만 워싱턴 정계에서는 홍콩과 중국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미 의회에서는 홍콩에 군중 진압 장비의 수출을 중단하라는 초당적 요구가 트럼프 행정부에 전해지기도 했다.
홍콩 시민들이 민주 개혁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시위대가 경찰이 발포한 최루탄으로부터 몸을 가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