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구분 없애고 동급으로 간주...호칭은 직책으로
영문 표기도 통일....승진 인사도 별도로 안 내
SK "'변화·혁신' 강조해온 최태원 회장 의지 실행안"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SK그룹이 부사장‧전무‧상무 등으로 구분된 임원 직급을 폐지한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취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소셜 밸류 커넥트 2019'에서 턱을 괴고 있다. 2019.05.28 leehs@newspim.com |
27일 SK그룹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임원 직급 폐지를 중심으로 하는 임원 혁신안을 전면 시행한다. 기존 부사장·전무·상무 구분을 없애고 임원끼리는 상하관계가 아닌 동급으로 간주한다. 호칭도 본부장·그룹장·실장 등 직책으로만 부른다.
이로 인해 영문 직급 표기도 이그제큐티브 바이스 프레지던트(부사장‧전무), 바이스 프레지던트(상무) 같은 구분을 없애고 바이스 프레지던트로 통일한다.
직급 파괴는 이미 직원들에게 적용하고 있다. 일례로 SK이노베이션은 팀장 직책을 없애고 PL(프로페셔널 리더)로 단위 업무를 수행한다. SK하이닉스는 기술사무직 직원 호칭을 TL(테크니컬 리더)로 부른다.
승진 인사도 사라진다. 그동안엔 전무, 부사장으로 승진할 경우 인사를 따로 냈지만 이번 인사 혁신으로 별도 승진 인사 발령이 없어진다. 대표이사 등으로 승진할 때에만 인사 발령을 내고 임원 승진 인사는 직책이 바뀔 때 전보 인사를 내게 된다.
이같은 임원제도 혁신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강조해 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임원을 관리자보다 핵심 플레이어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임원부터 꼰대가 되지 말고 희생해야 행복한 공동체가 된다"고 말하며 혁신을 강조해 왔다.
일환으로 최고경영자(CEO)를 제외한 임원들의 전용 기사제를 공용 기사제로 전환했다. 공유 오피스 도입으로 임원 공간을 줄이고 업무 특성에 따라 일할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구성원들의 행복을 위해 최근에는 격주로 '주 4일 근무'를 도입했으며 SK서린빌딩 21·22층은 공용 공간으로 만들어 주방과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바(bar)를 마련했다. 음식을 해 먹을 수도 있고 주말에는 가족들을 데려와 이용할 수도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간 거론됐던 직급제 폐지가 다음달 1일부터 본격 실행된다"며 "최 회장이 계속해서 강조해 온 변화와 혁신이 구체화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