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행담도 잠수함 출몰설…알고 보니 ‘어망 부표’
軍, 이날만 4차례 ‘잠망경 추정물체 신고 접수’ 공지
“국민 불안 조장‧작전과정 과도하게 노출” 비판 제기
軍 “만반의 대비 의미…작전 과정, 큰 틀만 알려” 반박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17일 충청남도 당진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 인근 해상에 나타난 미상 물체는 결국 잠수함의 잠망경이 아닌 ‘어망 부표’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군이 과잉대응으로 국민 불안을 조장하고 작전 상황 시 대응 과정을 불필요하게 노출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7월 13일 오전 1시 18분께 북한 무인 소형 목선 1척이 육군의 열상감시장비(TOD)로 동해 NLL 북방 1.1km 해상에서 발견됐다. 이 목선은 오전 2시 18분께 NLL을 월선해 해군 고속정 2척이 출동했다. 사진은 해군 초계함이 촬영한 것으로, 발견 당시 70%가량 물에 잠겨 있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이날 합참에 따르면 고속도로 순찰대원은 이날 오전 7시 11분께 “행담도 휴게소에서 서해대교 하단 해상에 잠망경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육안으로 식별했다”고 신고했다. 군은 6분 후인 오전 7시 17분 신고를 접수했다.
군은 신고를 접수한 후 해경 등과 함께 지역합동정보조사를 진행해 신고자 진술 청취, 현장 확인을 실시했다.
동시에 인근 지‧해역에 대한 수색정찰 및 차단작전 등 수중침투 가능성에 대비한 작전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합참은 국방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잠망경 추정물체 신고 접수’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 공지를 세 차례 발송하는 한편, 백그라운드 브리핑(백브리핑‧취재원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도 한 차례 실시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관련 사항을 상세하게 알렸다.
군은 해경 등 관계 당국과 정밀 조사 등을 벌인 결과, 물체가 잠망경이 아닌 어망 부표였고, 대공혐의점도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군 당국에 따르면, 7월 13일 오전 8시 40분께 북한 무인 소형 목선 1척이 울릉도 북방 13km, NLL 남방 107km, 육지에서 160여km 떨어져 있던 상태에서 발견됐다. 당시 링스 헬기(해군 3함대 소속)가 초계 활동을 하다가 물체가 있어서 확인한 결과 소형 무인 목선임을 식별했다. 발견 당시 잠겨 있었다. 사진은 링스 헬기가 촬영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정말 잠수함도 아니었고 어망부표였는데 군이 호들갑을 떨어서 과잉 대응을 하고 마치 잠수함이 출몰하기라도 한 것처럼 국민 불안을 조장했다”, “과도한 언론 브리핑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이 작전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응하는 과정을 다 노출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군은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자 그렇게 한 것”이라며 “또 작전활동의 큰 틀만 알렸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초 신고 상황부터 병력이 출동하고 하는 과정을 정확히 알리고자 설명을 드린 것”이라며 “작전활동의 많은 부분은 설명 드리지 않았고 전체적인 큰 틀만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과도하게 언론 브리핑을 한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적에 공감을 한다”면서도 “군이 어떤 상황이든 만반의 대비태세로 작전을 하고 있다는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망부표를 ‘잠수함 잠망경 추정 물체’로 발표한 경위에 대해선 “신고자가 신고를 할 때 처음부터 잠망경이라는 말을 바로 쓴 것이 아니라 ‘미상물체’라는 식으로 112 상황실에 신고했는데 상황실에서 ‘어떻게 생겼느냐’고 물어보니 ‘잠망경 같다’고 답해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후 군에서 신고자를 만나 조사하던 중 신고자가 ‘어망 부위가 떠내려 온 부분과 비슷하다’고 해서 어망부표로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에 따르면, 7월 13일 오후 1시 27분께 북한 무인 소형 목선 1척이 울릉도에서 64km, NLL 남방 55km, 속초 동방으로부터 200여km 떨어져 있던 상태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뒤집혀 있었으며, 사진은 해군 고속정이 촬영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하지만 군 내부에서는 이번 상황 대응과 관련해 제기되는 여러 비판에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북한 목선 사태, 해군 2함대 거동수상자 사태 등과 관련해 은폐‧축소 논란이 불거진 후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해프닝에 그칠 수 있는 사안도 일부러 진행 상황 및 대응 과정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어떤 상황도 은폐나 축소가 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장병들이 잘 조치할 수 있다는 것 등을 알리기 위해 이번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사실 이런 종류의 신고는 평소에도 엄청 많이 들어와서 그때마다 군에서 일일이 출동해서 확인하고 조치를 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군이 이렇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에 상세히 그 과정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