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정상화 위해 WTO도 적극 활용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보아오 포럼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전총재는 WTO와 시장 다변화전략을 통한 무역전쟁 해결법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인민은행 총재 [사진= 바이두] |
14일 중국 경제 매체 12스지징지왕(21世紀經濟網)에 따르면 저우샤오촨 전 총재는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루자쭈이(陸家嘴) 경제포럼에서 “중국이 무역전쟁을 해결할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무역마찰로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가치의 평가 절하 움직임에 나설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저우 전 총재는 현재 진행 중인 무역전쟁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으로 ‘무역 협상 및 WTO를 통한 잘못된 무역정책의 정상화’ 그리고 중국으로서 현실적 대안인 ‘수출 다원화’를 꼽았다.
미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힌 제품을 소비해줄 대체 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의 수출 상품이 가격, 품질 면에서 경쟁국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고 전 세계 70억 인구 가운데 (미국 인구) 수억 명을 제외하더라도 시장은 넓고 기회는 많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만약 중국당국이 정책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수출 다원화를 돕는다면 2~3년이면 새로운 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역전쟁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는 “모두가 무역 전쟁에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자일 뿐이라고 말한다”며 “세계 각국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GDP 성장이 후퇴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무역전쟁으로 인해 세계 각국이 서로의 합의를 깨고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의 평가 절하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모든 나라가 자국 통화가치의 평가절하에 나선다면 세계 금융 질서는 혼란을 맞이하고 모두가 피해를 입게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저우샤오촨은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5년간 인민은행장을 지닌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중국 정부 당국의 시장 개입, 위안화 환율 통제 기조 속에서도 친시장 행보를 통해 중국 금융개혁을 앞당긴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미스터 런민비’로 불리는 그는 위안화 국제화에도 많은 업적을 세웠다는 평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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