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영화

속보

더보기

[씨네톡] '기생충'의 웃음은 슬픔과 비례한다

기사입력 : 2019년05월30일 06:01

최종수정 : 2019년05월30일 10:47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 큰 관심 속 30일 개봉
있는 자와 없는 자 수직적 관계, 냄새·물 활용해 풍자
기생과 공생, 예의와 존엄에 대한 화두 동시에 던져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기택(송강호)네 가족은 구성원 전원이 백수다. 당장 먹고 살길은 막막하지만, 여느 집 부럽지 않게 화목하다. 이 집안의 희망이 있다면 장남 기우(최우식). 명문대생 친구로부터 기우가 고액 과외를 소개받자 가족들은 기대에 부푼다. 하지만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생각한 그때, 기우를 비롯한 기택네 가족들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들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 '기생충'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생충’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메가폰을 잡은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를 “광대가 없음에도 희극이, 악인이 없음에도 비극이 한 데 뒤엉킨 ‘가족 희비극’”이라고 소개했다. 봉 감독의 말처럼 ‘기생충’은 한없이 웃기지만, 그렇다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영화다. 극장을 채우던 웃음소리는 이야기가 예측불허의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잦아든다. 잔혹하고 슬프고 착잡하고 또 씁쓸하다. 

이 영화는 부자와 가난한 자, 양극단에 사는 두 가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 지점은 봉 감독의 전작 ‘설국열차’(2013)와 유사하다. 실제로 봉 감독은 ‘설국열차’ 후반 작업 때 ‘기생충’을 구상했다. 단 ‘설국열차’가 머리 칸부터 꼬리 칸까지 이어지는 수평적 계층 구조를 활용했다면, ‘기생충’은 계단으로 연결된 지상과 지하, 수직적 계층 구조를 썼다. 감독은 끊임없이 대비되는 두 가족의 상황을 냄새, 물 등 다양한 모티프를 이용해 풍자적으로 그려냈다.

자본주의사회, 계급이 다른 두 가족의 충돌로 봉 감독이 이야기하고자 한 건 막무가내식 희망이 아니다. 맞서 싸워도 보고 꿈도 꿔보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돈이 구김살을 펴는 다리미라고, 부자라서 착한 거라고, 가난의 냄새는 존재한다고 말하던 영화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확실한 희망을 주지 않는다. “섣불리 말한 희망이 되레 거짓말”이라는 봉 감독이 희망 대신 쥐여주는 건 현실이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관객이 서로와, 시대와 대면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기생과 공생, 인간의 예의와 존엄에 대한 화두를 함께 던진다.

영화 '기생충'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대단한 화제를 모은 영화인지라 배우들 연기에도 관심이 쏠릴 법하다. 빈틈이 없다. 기택네 가족 송강호, 장혜진(충숙 역), 최우식, 박소담(기정 역)과 박사장 역의 이선균, 박사장네 가사도우미 문광 역의 이정은 등은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열연으로 ‘기생충’을 풍성하게 채웠다. 박사장네 아내 연교가 된 조여정은 특히 인상 깊다. 캐릭터 면에서도 연기 면에서도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덧붙이자면, 엔딩크레딧까지 모두 보고 나올 것을 권한다. 이때 흐르는 영화의 마지막 OST 역시 ‘기생충’의 중요한 일부다. 봉 감독이 직접 가사를 썼고, 최우식이 노래를 불렀다.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