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첫 타깃…금감원 "건전성·민원 등 고려해 선정"
자본건전성 빅3 중 최저…올해 최대 1조원 추가 자본확충 이슈도
[서울=뉴스핌] 박미리 이정화 기자 = 4년 만에 부활한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를 앞두고 한화생명 내부에선 긴장감이 감돈다. 제도 부활후 생보업계 첫 검사인 데다, 지난해 즉시연금 미지급을 놓고 금융당국과 적잖은 갈등을 벌여온 영향도 있다.
[사진=한화생명] |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내일부터 열흘간 한화생명에 대한 사전 종합검사가 실시된다. 이어 다음달 17일부터 7월12일까지 20일동안 본검사가 예정돼 있다. 금감원은 3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한화생명의 2015년 1월부터 현재까지 경영 전반을 살펴볼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생보업계 첫 종합검사 대상이다. 금감원은 최근 4년만에 종합검사를 부활시켰다. 당초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첫 검사대상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금감원은 한화생명을 지목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전성 관련사안, 민원, 계열사 거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작년말 보험부채 이상의 자본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를 보여주는 '보험부채적정성평가(LAT) 잉여금비율'이 1.77%로, 삼성생명(9.07%), 교보생명(3.53%) 등 생보사 빅3보다 크게 떨어졌다. 시중금리가 낮아져 부채가 폭증한 반면, 순이익은 급감한 탓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많게는 1조원 가량의 자본을 추가 확충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사인만큼 민원도 많은 편이다. 올 1분기 한화생명의 민원 수는 977건으로 업계 평균(301건)보다 많았다. 보유계약 10만건 당 환산건수는 8.21%로 평균 수준(8.51%)이다.
첫 타자로 검사를 받게 된 만큼 한화생명 내부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4년 만에 부활한 종합검사 첫 대상인 만큼, 검사가 상당히 빡빡하게 이뤄질 것 같다"며 "한화생명 내부에서도 강경한 조치가 내려질 것을 우려, 조심하자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실제 삼성생명은 지난 2017년 금감원 종합검사 이후 74억원의 과징금, 전현직 임원에 경징계 조치를 받았다. 종합검사 과정에서 삼성생명이 17만명의 보험계약자에 보험금(가산이자 및 지연이자) 13억원 가량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특히 과징금은 미지급 보험금의 약 6배였다.
한화생명은 또 즉시연금 미지급건과 관련해 금감원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특히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일부 수용한 삼성생명과 달리, 한화생명은 일체 수용하지 않았다. 한화생명은 삼성생명에 이어 두번째로 즉시연금 미지급 규모가 크다. 다만 이번 종합검사에서 즉시연금은 제외된다.
금감원은 '유인부합적' 방식의 검사를 실시, 피검회사에 부담이 덜한 방향으로 종합검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란 금융회사가 금융감독 목표에 부합할수록 검사부담을 줄여,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및 위험관리능력 강화를 유인하는 방식의 종합검사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검사를 충실히 받겠다"며 "감독원의 지적사안이나 내용을 적극 수용조치해 소비자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 건전성, 내부통제·지배구조, 시장영향력 지표를 종합해 검사 대상을 선정하는 '유인부합적 종합검사' 시행안을 확정했다. 한화생명 외 업권별 종합검사 대상 1호로 은행에서는 KB금융과 국민은행, 손해보험에서는 메리츠화재를 각각 선정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