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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년 역사를 불러온 청명상하도, 명화 중의 명화 중국 고전 그림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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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5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중국은 찬란한 문화 예술을 꽃피우며 예술적 가치가 높은 수많은 회화 명작을 탄생시켰다. 일반적으로 청명상하도, 낙신부도, 부춘산거도 등 10개 작품이 중국 고전 회화를 대표하는 명화로 꼽힌다. 이 가운데 일부는 온갖 역경을 거치면서도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온 것도 있지만 일부는 모사본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중국 문화와 역사가 담겨있는 10대 명화를 소개한다.

북송시대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은 ‘청명상하도’

청명상하도 [사진=바이두]

중국의 10대 명화 중 하나는 북송(北宋) 시대 풍속화의 대가 장택단(張擇端)이 그린 청명상하도(清明上河圖)다. 청명상하도는 북송의 수도 카이펑의 중국 청명절(淸明節) 풍경을 사실적이면서 세밀하게 묘사해 예술적, 역사적 고증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보급 문화재에 속한다. 프랑스에 모나리자가 있다면, 중국엔 청명상하도가 있다고 할 만큼 대중적으로 인지도도 상당하다.

청명상하도는 유명세만큼이나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작품이다. 북송 황실의 작품이던 청명상하도는 명나라부터 청나라 초기까지 400여 년 동안 민간의 손에 넘어가 시중을 떠돌다 1799년에야 청나라 황실의 소장품이 되었다. 그러다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가 자금성에서 청명상하도를 가지고 나오면서 종적을 감췄다가 신중국 수립 이후 가까스로 되찾아왔다. 현재 베이징 고궁박물원에 소장되어있다.

청명상하도는 지난 2월 베이징의 대표 관광명소인 자금성이 사상 최초로 실시한 야간 개장에서 건축물에 비친 조명 벽화로 재탄생하기도했다.

◆ 애틋한 사랑을 회화로 그린 ‘낙신부도’

낙신부도 [사진=바이두]

낙신부도(洛神賦圖)는 동진(東晉)의 화가 고개지(顧愷之)가 문학 작품을 소재로 한 회화 작품이다. 소재가 된 문학 작품은 삼국시대 조조의 아들이자 문학가인 조식(曹植)의 시 ‘낙신부(洛神賦)’로 인간과 낙수여신의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 이야기다.

낙신부도는 당시 미술의 실용적 기능에서 벗어나 여성의 아름다운 용모를 묘사해 미술 작품의 감상적 기능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후대 예술가들의 작품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현재 낙신부도의 원작은 남아있지 않으며, 송대 모사본(4개)만이 남겨져있다. 각각 베이징 고궁박물원(2개), 랴오닝성박물관(1개), 미국 프리어·새클러 미술관(1개)에서 소장하고 있다. 

◆ 중국·대만 양안 분단의 상징 ‘부춘산거도’

부춘산거도 [사진=바이두]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는 원대 화가 황공망(黃公望)이 그린 산수화로 그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황공망이 고령의 나이 80세에 4년간 공을 들여 작품을 완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 그림은 중국과 대만에서 분리 소장하고 있다. 전해지는 일화에 따르면 명대 유명 수집가인 오홍유(吳洪裕)란 사람이 부춘산거도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 그림을 너무 애지중지한 나머지 임종 전 그림을 태워 함께 순장해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죽은 후 그의 가족들이 그림을 불에 던졌는데 그의 조카가 가까스로 구해냈다. 이때 그림 일부가 불에 타 두 부분으로 갈라졌다고 한다.

이중 앞부분 그림을 ‘잉산도(剩山圖)’라고 부르며, 현재 중국 항저우의 저장성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뒷부분은 ‘무용사권’(無用師卷)’으로 국민당이 1949년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넘어가면서 가져가 대만 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중국과 대만이 분리 소장해온 이 부춘산거도를 대만 고궁박물관에서 공동 전시해 큰 관심을 받았다.

◆ 한대 궁중 여인들의 생활상을 그린 ‘한궁춘효도’

한궁춘효도[사진=바이두]

한궁춘효도(漢宮春曉圖)는 명대 화가 구영(仇英)이 그린 채색 미인도로 한대(漢代) 궁중 여인들의 생활상을 묘사한 작품이다. 화가 심주(沈周), 문정명(文征明), 당인(唐寅)과 함께 명나라 4대 화가로 불리는 구영은 인물화에 능하며 특히 미인도에 탁월한 재능이 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궁춘효도는 폭 30.6cm,너비 574.1cm에 100여 명에 이르는 후궁 미녀들의 모습을 꽂꽂이하는 모습, 화장하는 모습, 춤추는 모습 등 생동감 넘치게 그려냈다.

◆ 1세대 이탈리아 출신 궁정화가가 그린 ‘백준도’

백준도 [사진=바이두]

백준도(百駿圖)는 이탈리아 신부 출신으로 청대 궁정 화가가 된 주세페 카스틸리오네의 작품이다. 1715년 선교사 신분으로 중국에 온 그는 중국 황실에서 예술적 재능을 인정받아 무려 50여 년간 궁정화가로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동서양의 기법을 성공적으로 융합해 자신만의 새로운 화풍을 만들어 강희, 옹정, 건륭황제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백준도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100마리의 말이 초원에서 서식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 백준도는 섬세한 필체, 아름다운 색채, 복잡한 구도 등으로 남다른 풍격을 자랑한다. 현재 대만 고궁박물관(종이 원본)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견본)에서 소장하고 있다.

◆ 역사적 사건을 그림으로 그린 ‘보련도’

보련도 [사진=바이두]

보련도(步輦圖)는 당대(唐代)의 저명 화가 염입본(閻立本)이 당태종이 양녀 문성(文成)공주를 토번(티베트)왕 송첸감포에게 시집을 보낸 역사적 배경을 소재로 그린 회화 작품이다.

그림은 당태종이 양녀 문성공주를 맞이하러 온 토번 사신 가르통첸을 접견하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그림 오른편에 궁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가마(보련)에 앉아있는 이가 당태종이다. 왼편에 세 사람 중 맨 앞사람은 당나라 관리 전례관(典禮官), 중간은 토번 사신 가르통첸, 뒷사람은 통역관이다. 

당태종이 토번에서 패한 이후 화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정략 결혼이지만, 그림 속 당 태종의 모습은 위엄있고 위풍당당하다. 그의 모습은 주변의 아담한 궁녀들과 대비를 이루면서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 또 당나라 관리 전례관은 토번의 사신 가르통첸보다 상대적으로 크고 당당하게 그려져 있어 당나라의 우월감을 표현하고 있다.

보련도 원작은 소실돼 송대 모사본만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현재 베이징 고궁박물원에서 소장하고 있다.

◆ 당나라 미인도 ‘당궁사녀도’

당궁사녀도 [사진=바이두]

당궁사녀도(唐宮仕女圖)는 당나라 화가 장훤(張萱)과 주방(周昉)이 그린 것으로 당나라 귀족 부녀자들의 생활상을 묘사하고 있다. 특히 귀족 출신 화가 주방은 귀족 부녀자들의 호화 생활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림 속 부녀자들은 풍만한 풍채에 화려한 의복을 입고 있지만, 얼굴은 아무 표정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궁중 부녀자들의 호화로운 삶 이면에 비참한 운명과 공허한 삶을 암시하고 있다.

중국 봉건 사회 중 가장 번성한 당나라 때 여성 인물화 사녀화(仕女畫)가 가장 유행했으며, 당궁사녀도는 이 시기의 그려진 작품 중 최고 작품으로 꼽힌다.

◆ 중국의 품으로 돌아온 ‘오우도’

오우도 [사진=바이두]

오우도(五牛圖)는 당나라 화가이자 재상인 한황(韓滉)의 작품으로 중국 현존하는 회화 중 가장 오래된 지본화(紙本畵, 종이에 그려진 그림)로 알려져 있다.

오우도는 폭 20.8cm, 너비 139.8cm로 다섯 마리의 소가 일렬로 그려져 있는데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부터 고개를 숙이고 풀을 뜯는 모습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묘사되고 있다. 이 그림은 관찰력, 표현력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오우도는 중국 정부가 구입해 해외 반출을 막은 문화재이기도 하다. 1900년 ‘의화단의 난’ 때 8국 연합군에 의해 오우도가 약탈돼 한때 종적을 감췄었다. 그러던 1950년대 초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앞으로 편지가 도착했다. 한황의 오우도가 홍콩 경매시장에 10만 홍콩 달러(약 1488만원) 가격에 매물로 나왔으니 중국 정부가 구매해 해외 반출을 막아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저우언라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구입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오우도는 다시 중국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베이징 고궁박물원에서 소장하고 있다.

◆ 연회의 풍경을 묘사한 ‘한희재야연도’

한희재야연도 [사진=바이두]

한희재야연도(韓熙載夜宴圖)는 남당(南唐) 시기 궁정화가 고굉중(顧閎中)이 고위 관리 한희재(韓熙載)의 집을 염탐하고 오라는 군주 이욱(李煜)의 명령을 받고 그의 저택에서 열린 연회의 정경을 그림에 실감나게 담아낸 작품이다.

그림은 연회의 진행 순서에 따라 한희재가 손님을 접대하는 장면, 흥을 돋우는 장면, 휴식하는 장면, 유흥을 즐기는 장면, 손님을 배웅하는 장면 등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한희재야연도를 그린 배경으로 두 가지 설이 꼽힌다. 하나는 군주가 북방 출신의 능력이 출중한 관리 한희재를 등용할 목적으로 고굉중을 몰래 보냈다는 설이며, 다른 하나는 당시 남당이 북방의 후주(後周)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한희재를 경계하기 위해서 고굉중을 보내 염탐했다는 설이다.

북송 시대 산수절경 묘사한 ‘천리강산도’

천리강산도 [사진=바이두]

천리강산도(千裏江山圖)는 북송 화가 왕희맹(王希孟)의 작품으로 폭 51.5cm, 너비 1191.5cm에 길게 펼쳐지며 장엄하면서 아름다운 풍경이 압권이다. 앞뒤로 길게 늘여선 웅장한 기암괴석과 널리 펼쳐진 청록빛 호수, 그리고 고기잡이배와 농가 모습 등이 세밀하게 표현됐다. 선 하나하나에 힘이 넘치고 색조의 대비가 뛰어나 중국의 산수화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힌다. 현재 베이징 고궁박물원에 소장돼있다.

올 초 중국 게임사 넷이즈가 출시한 자사 모바일 게임 ‘회진·묘필천산(繪真·妙筆千山)’에 이 천리강산도가 게임의 배경으로 쓰여 화제를 모았다.

 

eunjoo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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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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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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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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