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공연 위해 225종 매일 수리·보수
탄소섬유로 190g부터 20kg까지 다양
[부산=뉴스핌] 황수정 기자 = 배우가 사자 마스크를 머리 위에 쓰고, 혹은 퍼펫을 활용해 연기한다.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생생히 무대 위로 되살려 감동을 주는 뮤지컬 '라이온 킹'. 심바, 날라, 무파사, 스카, 티몬, 품바 등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공연 속 마스크와 퍼펫의 비밀은 무엇일까.
'라이온 킹' 무파사 마스크 [사진=클립서비스] |
지난 19일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의 백스테이지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공연에 사용되는 각종 마스크와 퍼펫, 의상, 소품, 무대 장치 등이 질서 정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위치한 작은 방에서 모든 마스크와 퍼펫의 탄생과 보수가 이뤄지고 있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공연에서 사용되는 퍼펫은 225개다. 마스크와 퍼펫은 세 명의 손길을 거쳐 긴 공연 기간 내내 언제나 새것처럼 유지된다. 팀 루카스 인터내셔널 투어 퍼펫&마스크 팀장은 지난 상하이 공연에 이어 한국에서도 팀을 총괄하고 있다.
루카스는 "여러 종류의 동물이 공연에 등장한다. 저희의 주요 작업은 공연 중에 퍼펫이 고장나거나 파손됐을 때 공연에 지장이 되지 않도록 즉각적으로 보수, 수리 작업을 하는 일이다. 공연을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인터내셔널 투어를 하면서 모든 종류의 마스크와 퍼펫은 새롭게 제작됐다. 마스크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3일 정도 제작되며, 모든 마스크와 퍼펫은 동물 털을 사용한다. 탄소 섬유를 활용해 보이는 것보다 매우 가볍고 수명은 2년 정도다. 스카의 마스크는 190g, 무파사는 300g 정도다. 반면 동물 형태를 모두 표현하는 품바의 퍼펫은 20kg으로 가장 무겁다.
'라이온 킹' 스카 마스크 [사진=클립서비스] |
특히 뮤지컬 '라이온 킹'은 배우와 퍼펫이 함께 보이도록 연출한 점이 독특하다. 이는 줄리 테이머 연출이 배우의 얼굴과 동물의 퍼펫이 동시에 보여질 수 있게 '더블 이벤트'라는 연출 효과를 고안해낸 덕분이다. 때문에 극의 주요 인물인 무파사, 스카, 심바, 날라 등은 사자의 마스크와 함께 배우들의 연기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루카스는 "가장 흥미로운 마스크는 스카와 무파사로, 똑같이 생겼지만 하나는 고정된 형태, 하나는 손으로 조종할 수 있는 2가지 종류로 각각 제작됐다. 마스크가 앞뒤로 움직이면서 다양한 표정과 감정상태를 표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극을 이끌어가고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자주는 몸통 전체를 움직이는 유일한 퍼펫이다. 루카스는 "손으로 조작한다. 눈, 입, 목이 움직이고 날개를 펄럭일 수도 있다. 약 2kg 정도"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마스크, 퍼펫을 활용해 아시아의 연출 방식이 많이 도입됐다. 일본의 인형극인 분라쿠, 그림자를 활용하는 인도네시아의 퍼펫 연출들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라이온 킹' 자주 퍼펫 [사진=클립서비스] |
배우들은 완벽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주연의 경우 평균 45분이 소요될 정도로 의상, 분장에 심혈을 기울인다. 무대 뒤 벙커에 각자 배우들의 이름을 적어 체계적으로 퀵체인징을 진행한다. 15명의 드레서가 도와주면서 공연 중에는 1분30초, 2분 만에 퀵체인징이 이뤄진다.
네이슨 스미스 인터내셔널 투어 컴퍼니 매니저는 "뮤지컬 '라이온 킹'이 21년간 공연됐지만, 마스크나 퍼펫이 그만큼 낡아보이지 않고 새 것처럼 보일 수 있게 팀장과 팀원들이 언제나 고생하고 있다. 덕분에 매번 공연이 완벽하게 보여질 수 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오는 5월 26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