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변호사의 동명 에세이 무대화한 작품
5월 19일까지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법보다 사람이 우선인 세상을 만들고자 연극 한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공연 장면 [사진=스튜디오쉼포] |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연극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박장렬 연출은 "사법개혁을 위한 시발탄이 되길"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 작은 소망을 모두 드러냈다.
연극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는 신평 변호사의 에세이를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사법농단에 맞서는 법정극이다. 내부고발자의 보호, 사법 체계의 불합리성 등을 이야기하며 사람이 만든 법으로 사람이 피해를 보는 현재 우리 현실을 보여준다.
원작자 신평 변호사는 "한국 사회는 돈 있고 배경이 든든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재판에 개입하고 판결을 바꾼다. 이를 포괄적으로 '관습변호'라고 한다. 전관예우와는 비교도 안되는 힘이다. 이게 우리 사법의 현실"이라며 "사법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국민들이 많이 피해를 입고 있다. 작품이 모든 것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사법농단의 실체를 드러내면서 뿌리 뽑는 역할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극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공연 장면 [사진=스튜디오쉼포] |
일기 형식으로 된 원작을 무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소재 외에는 과감히 재창작했다. 고대 페르시아의 캄비세스 왕이 부패한 재판관 시삼네스의 잘못된 판결에 대한 처벌을 그린 그림 '캄비세스 왕의 심판'으로 시작한다. 이는 2019년 현재, 잘못된 판결로 인한 사법부와 피해자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박장렬 연출은 "사법농단의 이야기와 기자, 변호사, 노동자 등의 이야기와 갈등을 한시간반 동안 녹여야 한다. 무엇보다 (신성우)작가의 훌륭한 선택이 '캄비세스 왕의 심판'을 보여주는 거다. 수세기가 흘렀음에도 전혀 나아지지 않은 현실을 보며, 인간이 무엇이고 인간이 만든 역사가 무엇인지 충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은 아직도 바꿔야하고 개혁해야 할 게 산더미다. 촛불을 꺼뜨리지 않고 지키는 건 관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작품에서는 판사 출신 변호사 신평호가 판사들의 금품 수수를 내부 고발했다가 재임용에서 탈락하고, 동료 변호사의 비리를 공개했다 재판에서 패소한다. 이 과정에서 부당한 판결로 고통받는 해고노동자 경중의 사건을 맡으면서 그를 소개해준 기자와 의기투합해 부당한 판결 자체를 법정에 세우기로 한다.
연극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공연 장면 [사진=스튜디오쉼포] |
배우 맹봉학이 변호사 신평호를 맡는다. 사법부를 건드리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가감없이 보여주는 선배 판사 역은 배우 김용선이 연기한다. 이 외에 정종훈이 사무장 역, 김지은이 기자 역, 문창완이 해고노동자 역을 맡는다. 이 외에 김진영, 최지환, 김희애, 차지예가 출연한다.
맹봉학은 "사법적폐라는 것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정권이 바뀌기 전까지는 이런 말조차 못했다. 우리가 이런 시도를 한다는 것부터 변화를 위한 한발짝이 아닐까 싶다"며 "정의란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르다. 저는 가슴에서 우러나와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실천하지 않는 외침은 정의가 아니다"라고 소신을 얘기하기도 했다.
연극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는 오는 19일 개막해 5월 19일까지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