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지난 10일 인류 역사상 최초의 블랙홀 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중국 최대 사진 이미지(영상 콘텐츠) 판매업체 '시각중국’(視覺中國)이 해당 사진을 자사의 저작권 소유인 것 마냥 홈페이지에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선전증시 상장기업 시각중국은 11일 자사 홈페이지에 블랙홀 사진을 게시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시각중국은 문제의 블랙홀 사진에 자사의 로고를 표시해 놓고 ‘해당 사진은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설명을 달았다. 이는 블랙홀 사진의 저작권이 마치 자사에 있다는 주장으로 여겨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시각중국이 자사의 공식홈페이지에 올린 블랙홀 사진 [사진=바이두] |
논란이 일자 시각중국은 사진을 게시한 당일 공식 발표에서 “블랙홀 사진은 이벤트 호라이즌 텔레스코프(EHT) 연구팀의 것이며 시각중국은 협력사를 통해 해당 사진의 편집 사용 권한을 취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각중국은 다만 해당사진에 대한 상업적 사용 권한은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 매체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EHT 연구팀의 기관으로 전 세계에 블랙홀 사진을 공개했던 유럽남방천문대(ESO)에 문의한 결과, 시각중국 측의 이런 주장이 전혀 사실 무근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ESO 측은 시각중국과 사진 사용권한 관련해 어떤 연락도 한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에 따라 시각중국이 블랙홀 사진을 가지고 부정한 방식으로 영업을 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불거지면서 사회적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각중국은 블랙홀 사진 외에도 중국 국기와 휘장 사진에 자사의 로고를 새긴 후 유료 판매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또다시 거세게 일었다. 이에 시각중국은 즉각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문제의 사진을 삭제했다.
지난 2000년에 설립된 시각중국은 선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로 중국 최대 영상 이미지 판매업체이다. 현재 시가총액은 200억 위안(약 3조3868억원)에 육박한다. 최근 3년간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보여온 기업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각각 5억4300만위안, 7억3500만위안, 8억1500만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처럼 막대한 매출을 올린 배경에는 시각중국의 비상식적인 영업 방식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이 더 거세지고 있다. 그간 시각중국은 자사의 로고를 새긴 저작권 사진을 무료 사진 플랫폼에 버젓이 올려 놓은 후 누군가 무심코 무단 사용하면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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