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푸토바, 58.3% 득표율로 여당 세프쇼비치 앞질러
기성 정치인들에 염증 느낀 유권자들 표심 사로잡아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슬로바키아에서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선출됐다고 BBC뉴스와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개표가 98.1% 완료된 가운데, '진보적 슬로바키아' 소속의 주사나 카푸토바 후보가 58.3%를 득표해, 41.7%의 득표율을 기록한 여당 사회민주당(Smer-SD)의 마로스 세프쇼비치 후보를 앞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세프쇼비치 후보는 패배를 시인하고, 카푸토바 후보에 전화를 걸어 당선 축하 인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푸토바 후보는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정치 신인이다. 또 그가 속한 진보적 슬로바키아도 의회에서 의석을 보유하지 않은 정당이라는 점에서 카푸토바의 승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카푸토바는 변호사 출신으로 자신의 고향인 페지노크에서 유해 폐기물 매립 문제를 두고 벌어진 14년간의 법적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며 이름을 알렸다.
슬로바키아에서는 지난해 2월 탐사보도 언론인 잔 쿠치악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잔 쿠치악은 슬로바키아 정치인들과 범죄 조직의 유착 관계를 조사하던 인물로 약혼자와 함께 살해됐다. 그의 죽음 이후 슬로바키아에서는 반(反) 부패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카푸토바 후보는 잔 쿠치악의 죽음이 자신의 대권 도전 계기 중 하나였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정치적 경험은 없지만 카푸토바는 언론인 피살 사건을 비롯해 기성 정치인들의 부패에 염증을 느끼고, 정치적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승리를 확정 지은 이후 그는 지지자들 앞에서 "단순히 결과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포퓰리즘에 굴복하지 않으며, 진실을 이야기하고,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주사나 카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 후보가 승리를 확정 지은 뒤 연설하고 있다. 2019.03.30.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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