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팝의 매력·아크로바틱 등 화려한 무대 '킹아더'
작품 개발부터 판타지를 무대 위에 구현한 '엑스칼리버'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아더왕은 실존 여부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지만, 중세 유럽에서는 예수 다음으로 유명한 영웅이다. 역대 브리튼 국왕 중 가장 많은 창작물의 주인공이 된 인물로, 유럽 외에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변주됐다. 국내에서도 그를 소재로 한 뮤지컬 작품 2편이 탄생했다.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킹아더'와 오는 6월 개막하는 뮤지컬 '엑스칼리버'다.
뮤지컬 '킹아더'와 '엑스칼리버' 포스터 [사진=알앤디웍스, EMK] |
두 작품은 평범한 청년 '아더'가 왕이 돼 명검 엑스칼리버를 휘두르며 '원탁의 기사들'과 수많은 무훈을 세우는 영웅담을 담는다. 이와 함께, 왕비 귀네비어(기네비어)와 기사 랜슬롯의 불륜, 마법사 멀린과 이복누이 모르가나 등 인물이나 이야기의 큰 줄기는 원작과 비슷하다. 그러나 '킹아더'는 엑스칼리버를 뽑고 왕이 된 후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고, '엑스칼리버'는 아더의 전사(前史)가 추가된다.
뮤지컬 '킹아더'(~6월 2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는 2015년 파리에서 초연한 뮤지컬 '아더왕의 전설(La legende du roi arthur)'을 각색했다. 대본과 음악만 가져온 스몰 라이선스 작품으로, '아더'가 바위에 박힌 엑스칼리버를 뽑고 왕으로 즉위한 뒷이야기를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과 편곡을 거쳐 새롭게 완성했다.
작품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막중한 업무를 안게 된 한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보여준다. 각색도 함께 했던 오루피나 연출은 "평범한 청년에서 점점 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때문에 사건이나 다른 캐릭터들이 판타지적으로 보일 지라도, '아더'는 굉장히 인간적으로 그린다"고 밝혔다. 배우 장승조, 한지상, 고훈정 등이 '아더' 역을 맡는다.
뮤지컬 '킹아더' 공연 장면 [사진=알앤디웍스] |
이 작품에선 낯설지만 신선한 프렌치 팝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전자사운드, 오케스트라 등 편곡을 더했다. 넘버 '다시 일어나리라'와 '새로운 시작'의 리프라이즈가 새롭게 추가됐다. 편곡을 맡은 신은경 음악감독은 "프렌치 팝 고유의 특징을 아예 배제하려 하지 않았다. 이들의 장점에 현대음악의 트렌디함을 합쳤다"고 설명했다. 배우 고훈정이 "한 편의 콘서트를 보는 느낌"이라고 밝힌 것처럼, 기존 뮤지컬과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발레, 현대무용을 시작으로 힙합, 재즈, 아크로바틱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화려한 군무를 선보인다. 또 공중에 매달린 천을 활용하는 에어리얼 스트랩, 광섬유로 제작된 특수 채찍 파이버 옵틱 휘프 등 도구를 활용한 색다른 퍼포먼스도 펼쳐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뮤지컬 '엑스칼리버'(6월 15일~8월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는 EMK뮤지컬컴퍼니의 오리지널 세 번째 작품이다. 스위스에서 개발 중이던 '아더-엑스칼리버(Artus-Excalibur)'의 판권을 확보, 인핸스먼트 계약(비영리 단체와 상업 프로듀서 간 창작·제작 파트너십)으로 제작됐다. 타이틀을 '엑스칼리버'로 변경하고 뮤지컬 넘버를 약 60% 새롭게 추가 작곡했다. 아시아의 보편적 정서를 반영하기 위해 엔딩을 비롯한 전반적인 스토리 라인을 대폭 수정했다. '아더' 역을 카이, 김준수, 도겸(세븐틴)이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뮤지컬 '엑스칼리버'에서 '아더' 역을 맡은 카이(왼쪽부터), 김준수, 세븐틴 도겸 [사진=EMK] |
작품은 마음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사람들을 보살피는 진실된 리더의 이야기를 강조한다. 아울러 평범한 한 사람이 빛나는 제왕으로 거듭나는 여정을 통해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자 한다. 대본을 맡은 아이반 멘첼은 "장대하고 강력한 서사를 위해 색슨족이라는 실제 적을 만들어냈고, 캐릭터간 성격과 관계를 명확히 구축했으며, 극의 클라이막스를 더욱 비극적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사랑받는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깨질 수 없는 연대' '엑스칼리버' '검이 한 남자를 만들 수 있는가' 등 11곡의 새로운 넘버를 작곡했다. 그는 "'반지의 제왕'과도 같은 영화적인 색채를 가미했다"고 말했다. 편곡을 맡은 쿤 슈츠는 "아더왕을 비롯한 영국인들과 야만적인 색슨족이라는 두 개의 영역을 음악적으로 완전히 다르게 구별했다. 중세의 목가적인 소리부터 어두운 고딕풍의 락까지 다양한 장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엑스칼리버' 무대 [사진=EMK] |
특히 최첨단 무대 기술과 특수효과를 사용해 마법이 공존하던 고대 영국을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펼쳐낸다. 또 국대 최대 규모로 약 80명이 무대 위에 올라 치열한 전투 장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출가 스티븐 레인은 "자연의 힘과 고대 종교들이 우세했던 고대 영국을 현대의 특수 기술로 만들어내는 일은 무척 흥미롭고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굉장히 놀라운, 완전히 새로운 무대를 기대해달라"고 포부를 전했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