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코헤이 나와, 7년 만의 개인전 '베셀'…사후 세계부터 회기까지

기사입력 : 2019년03월19일 17:48

최종수정 : 2019년03월19일 17:48

아라리오갤러리 서울|라이즈호텔서 7월 21일까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전시장은 캄캄하다. 심장 박동 같은 음악이 내부를 감싸고 있다. 어둠을 따라 들어가보면 그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인간의 움직임이 보인다. 인간도, 동물도 아닌 영혼이 사후 세계에서 발버둥치는 모습이다. 일본 작가 코헤이 나와(44)는 성별도 인종도 확인할 수 없는 영혼의 형태를 조각했다. 이 작품이 작가의 'VESSEL'(2017) 시리즈다. 작가는 현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어디인지 물음을 던진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라이즈호텔은 20일부터 7월 21일까지 일본 작가 코헤이 나와 개인전 '베셀 VESSEL'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7년 만의 첫 국내 개인전으로 회화, 조각, 설치 30여 점이 소개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코헤이 나와 작품 VESSEL 2019.03.19 89hklee@newspim.com

19일 마주한 코헤이 나와는 자신의 작품은 'cell(세포)'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코헤이는 "수십 개의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 중심이 되는 테마는 '세포'다. 우주 공간에 우연히 탄생한 세포가 끊임없이 살아온 것이 이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한다"며 "세포의 존재 자체는 몇 억년을 거쳐왔고 의지를 갖고 있기에 의미가 있다. 그래서 흥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베셀 시리즈는 안무가 데미앙 잘레(43)와 협업으로 만들어진 동명의 퍼포먼스 작품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이는 영상으로도 제작됐다. 이번 전시를 위해 길이 약 30m, 4.5m 무대를 제작해 '베셀' 시리즈의 인체조각 전 작품을 선보인다.

코헤이는 "조각도 하고 건축도 하다가 데미앙에게 댄스 스테이지를 제안받고 만든 작품이 '베셀'이다. 사후 세계를 테마로 했다. 거기서 태어난 형체가 땅속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영혼을 가지지 못한 매체로 표현하기 위해 머리를 감춘 채 움직인다. 성별, 인종도 알 수 없는 육체 덩어리라는 느낌으로 시각화해 댄스와 조각을 융합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작가 코헤이 나와 2019.03.19 89hklee@newspim.com

이어 "현대 사회는 어떤 것이 올고 바르고 정확한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세계에서 낙관적으로 살지, 혹은 포기하고 살아가야 할지 이야기한다. 퍼포먼스를 하는 이들은 머리가 없고 눈이 없어 보이지 않음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작가는 '베셀'에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이번 전시에서 차용한 것은 '용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에서 손으로 물을 뜨면 손이 그릇이 되고 물이 내용물이 된다. 인간이라는 게 물을 담고 생명을 담는 용기라는 생각했다. 그리고 인간은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이와 관련해 작품 '베셀' 퍼포먼스에서는 분화구 모양으로 무대를 제작했다. 무대 자체도 '베셀'이라 불렀다. 분화구 속에서 생명이 태어나고 다시 들어가는 이야기가 탄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상상 속 사후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전시장을 어둡게 했다. 움직임을 빛으로 전환하기 위해 조각에는 탄화 규소를 동원했다. 조명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나면서 그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두운 전시장을 채우는 음악도 인상적이다. 류이치 사카모토를 잇는 일본의 사운드 아티스트 마리히코 하라가 특별히 음악을 제작했다. 전시장에는 스피커 5개가 설치돼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사운드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Kohei Nawa, Throne (g_p_pyramid), 2019, Mixed media, 155.2 x 72.6 x 49.5(d) cm [사진=아라리오갤러리 서울|라이즈호텔]

전시장에는 2018년 루브르박물관 피라미드 아래에 전시됐던 '쓰론(THRONE)'을 축소비율로 제작한 조각이 전시돼있다. 일본 전통 금박으로 덮힌 이 작품은 언뜻 일본 장군이 떠오르는 형상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다가올 인공지능(AI) 시대에 문명을 지지할 권력과 권위의 존재는 무엇일지 질문한다. 정보화 시대의 무궁한 아이디어를 원형과 직선으로 표현했고 중앙에는 왕좌가 있다. 이 자리는 비워뒀다.

코헤이는 "왕좌를 테마로 한 작품이다.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음을 느끼며 작업했다. 루브르 피라미드 아래서 바라봤을 때 컴퓨터 인공지능이 인간을 내려보는 듯한 느낌으로 설치했다. 문명을 지지하는 지성이나 권위, 권력을 앞으로 미래에 어떤 것들이 대신할지 생각했다. 그래서 왕좌는 비워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축제, 일본 종교 행사, 사무라이의 형상 등을 떠올리게 하지만 우연히 만들어진 형태라고 덧붙였다.

작가는 이 작품과 철학과 관련, "금박의 기원을 찾아보면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시작됐다. 실크로드를 지나 일본으로 와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이 금박이 THRONE 작품을 만나 다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갔다. 원점으로 회기하는 스토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헤이 나와는 2018년에는 루브르박물관에서 대형설치전시 'THRONE'을 선보였다. 2011년에는 도쿄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 'Synthesis'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도쿄현대미술관, 모리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국제적인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는 등 화려한 행보를 이어왔다. 현대 도교시립예술대학 부교수로 재직중이며 예술 디자인, 건축, 창작 플랫폼인 샌드위치의 디렉터이기도 하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