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이탈리아 최악의 이슈 메이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토니 세르빌로)는 정치 스캔들에 연루돼 총리직에서 사퇴한다. 이후 개인 별장으로 내려간 그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런 실비오 앞에 연예 기획자 세르조 모라(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가 나타난다. 그는 실비오의 권력으로 인생 역전을 꿈꾼다.
영화 '그때 그들' 스틸 [사진=영화사 진진] |
영화 ‘그때 그들’은 ‘그레이트 뷰티’(2014), ‘유스’(2016)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그리고 칸의 부름을 받은 이탈리아 거장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신작이다. 앞선 두 작품과 함께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인생 3부작’으로 칭해지는 작품이다. ‘그레이트 뷰티’가 진정한 인생의 ‘아름다움’을 묻고, ‘유스’가 또 다른 의미의 ‘젊음’을 찾아냈다면, ‘그때 그들’은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꼬집는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전작들이 그러했듯 이번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주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이들이다. 여기에 상징으로 가득한 이미지들을 배치, 우회적 묘사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번에는 양, 회전목마 등을 통해 캐릭터의 내면을 표현했다.
주인공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올해 83세의 실존 인물이다. 섹스, 마약,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3선 총리이자 이탈리아 최악의 이슈메이커로 ‘미디어의 재벌’ ‘스캔들의 황제’ 등 악명을 떨쳤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은 약간의 허구를 덧대 그의 삶을 블랙코미디로 그려냈다. 물론 성공과 사랑을 향한 인간 본연의 욕망, 그 얼굴에 집중하며 영화적 캐릭터로 구현했다.
‘엑스트라 맨’(2001)과 ‘사랑의 결과’(2004), ‘일 디보’(2008), ‘그레이트 뷰티’ 등에 출연한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페르소나 토니 세르빌로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역을 맡았다. 그는 실비오의 외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말투까지 완벽하게 재현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욕망’과 동시에 ‘두려움’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만의 두려움이 있다. 변두리에 남겨지게 될 것이 두려운 사람들, 남들보다 뒤처진 자들이 갖는 공통적 두려움이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 즐거움으로 가장한 불만감이 계속되는 상황이 주는 두려움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윤리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는 비도덕적인 생각이 하나의 규범이 돼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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