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기 경제정책 총괄, 소득주도성장 상징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정부 1기의 경제정책을 총괄했던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중대사로 화력하게 컴백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중·일·러 대사를 임명하면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이동으로 공석인 주중대사에 장 전 실장을 임명했다. 주일대사에는 남관표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주러시아 대사에는 이석배 주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가 임명됐다.
장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9일 청와대 정책실장직을 내려놓은 지 5개월여 만에 다시 주중대사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한번 쓴 인물을 쉽게 버리지 않은 문 대통령의 인재 등용 성향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장 전 실장은 1953년 9월 19일 생, 광주광역시 출생으로 고려대 경영학 학사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 전 실장은 미 휴스턴대학교 재무학과 교수,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고려대 경영학과 학과장, 한국재무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금융개혁위원회 자문위원,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대표적인 현실참여형 학자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후 자신의 사람이 아님에도 장 전 실장을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청와대 정책실장직에 임명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장 전 실장은 지난 2013년 5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의 소장을 지내는 등 친문 인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기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의 상징적 존재로서 역할했다.
물론 비판도 적지 않았다. 경제 수장인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와 장 전 실장이 경제 투톱으로 인식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혼선이 생겼다. 더욱이 김 전 부총리와 장 전 실장은 각자 혁신 성장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상징하는 인물로 받아들여지면서 이른바 '김앤장 갈등'이라고 불리는 정책 혼선의 원인이 됐다.

경제 정책에 대한 혼선과 유연하지 못한 정책 운용은 자영업자의 위기와 실업난을 불렀고, 경제 문제는 문재인 정부 내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
결국 문 대통령은 이같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사실상 수정했다. 장 전 실장의 교체 이후 자리를 메운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경제 컨트롤타워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라고 수차례 강조했고,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을 모두 수정했다.
문 대통령은 올들어 성과를 강조하며 경제 행보에 집중하고 있고, 소득주도성장 대신 이를 포괄하는 개념인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1기 경제 정책의 실패를 자인한 셈이다.
장 전 실장은 이번 인사로 G2에 해당되는 중국을 관할하는 대사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청와대 및 정부는 노영민 전 주중대사에 이어 또 다시 외교 전문성을 갖지 못한 장 전 실장의 주중대사 임명에 대해 중국이 문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인사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 전 실장의 재등용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 1기 경제 실정의 멍에를 짊어진 정권 핵심인사의 컴백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