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베트남

속보

더보기

[여기는 하노이] 뉴스핌 특별취재단, 김정은 위원장 4박5일 추격기

기사입력 : 2019년03월03일 07:03

최종수정 : 2019년05월26일 15:19

‘김정은이 온다’...비 오는 비포장도로 4시간을 달리다
두 정상의 평범한 첫 만남, 여유롭게 사진 찍던 취재단
끝나지 않는 반전드라마...기습적인 심야 기자회견까지

[편집자주] 뉴스핌 특별취재단이 하노이에서의 4박 5일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뉴스핌 특별취재단 기자들이 각자 현장에서 느낀 소감을 하나로 엮어봤습니다.

[하노이=뉴스핌] 특별취재단 = 취재팀이 하노이에 도착한 것은 25일 오후 1시 30분(현기시각). 공항을 나서자마자 일행은 뿔뿔이 흩어져 북미 두 정상이 머물 호텔 등 하노이 인근의 주요 취재 포인트를 훑었다.

기자는 그 중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단으로 향했다. 다음 날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곳을 전격 방문할 수도 있다는 얘기 때문. 하노이에서 40km 떨어진 곳이지만 좋지 않은 교통상황 때문에 2시간 가까이 걸렸다.

도착한 곳은 4만명의 베트남 직원이 근무하는 그야말로 ‘삼성랜드’였다. 연간 1억2000만대의 핸드폰을 생산하는 곳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봤다면, 북한 어딘가에 이런 글로벌 기업의 공장이 자리 잡는 꿈을 그리며 심장이 뜨겁게 요동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정작 기자가 허겁지겁 현장을 찾았을 때 공단 안팎은 심하게 조용했다. 공단 곳곳에 배치된 경비원의 욕설과 제지를 뿌리치며 공단을 크게 한 바퀴 돌았지만 기대했던 플랜카드는 없었다. VIP의 방문을 준비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허탕이다.

25일 뉴스핌이 둘러본 베트남 박난성 삼성전자 공단. 특별히 VIP의 방문을 대비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사진=김선엽 기자>

◆ "김정은이 온다"...비 오는 비포장도로 4시간을 달리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전반부 하이라이트는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기차역 하차였다. 그는 평양에서 전용열차인 ‘1호열차’를 타고 약 4500㎞의 거리를 66시간 가량 달려왔다.

중국과의 접경 지역이자 하노이 북부 랑린성에 위치한 동당역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위치해 있다. 조용한 일상을 보내던 현지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방문이라는 빅이벤트에 설렌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이 기차역에 도착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새벽 2시 호텔을 나섰다. 도로가 통제돼 깜깜한 밤길 비포장도로를 4시간 이상 달렸다. 다행히 늦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방문하기 한참 전부터 동당역 주변에는 환영인파가 일찌감치 몰려들었다. 부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우의를 입고 김 위원장을 기다렸다. 김 위원장이 보일만한 곳은 이미 취재 카메라가 빽빽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언장이 지난 26일 베트남 동당역에서 내려 환영인파를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상수 기자>

비를 맞으며 기다리기를 2시간 쯤, 오전 8시 주변이 들썩였다. 김 위원장의 도착이 임박했다는 신호다. 이윽고 10여분 후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할어버지 김일성 주석이 베트남을 찾은 1964년 이후 55년만의 베트남 방문이 시작된 순간이다. 함께 갔던 사진 기자는 쓰레기 더미 속 박스에 올라가 힘겹게 '김정은 사진'을 건졌다. 

김 위원장은 방탄경호단의 철통 보호를 받으며 차에 올라탔다. 김 위원장이 떠난 후에도 동당역 인근은 오후 2시까지 교통통제가 계속됐다. 대부분의 취재진들은 우회로를 통해 하노이로 돌아와야 했다.

호텔로 들어선 김 위원장은 칩거를 계속하다 해질 무렵 10분 거리의 북한대사관을 잠시 다녀왔다. 야간시찰에 나서지는 않을까. 새벽부터 혹은 전날 밤부터 김 위원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내외신 취재진들은 자정이 가까워져서야 숙소로 발길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잠이 쉽게 들 리 없다. 자다가 깨기를 반복, 하노이의 밤은 김정은 위원장 생각으로 밤을 지새운 기억으로 남았다.

[랑선성=뉴스핌] 특별취재단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량이 지난 26일 오전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호위대의 경호를 받으며 떠나고 있다. <사진=최상수 기자>

◆ 두 정상의 평범한 첫 만남..어디에도 '복선'은 없었다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의 첫 만남이 이뤄지는 27일, 베트남 소련 우정노동문화궁전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대기하며 두 정상의 동정을 기다렸다.

미리 신청했던 기자 비표를 수령해 들어가자, 넓은 홀 안으로 긴 테이블이 펼쳐져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취재를 위해 불원천리(不遠千里, 천리길을 마다 하지 않는다는 뜻) 건너온 수많은 기자들이 보였다. 벽면에는 두 정상의 모습을 생중계하기 위한 대형 스크린 화면이 마련돼 있었다.

두 정상은 이날 저녁 만찬 전까지 숙소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후시간 프레스센터에서는 예정된 전문가 대담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모두 이번 회담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모두 오판이 됐지만..

지난달 27일 오후 늦게 북·미 정상이 만나는 순간 하노이 프레스센터 모습. 취재진들이 너도나도 핸드폰으로 역사적 순간을 촬영했다.<사진=조재완 기자>

오후 6시 30분, 드디어 프레스센터의 대형 스크린 화면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떴다. 프레스센터의 기자들 모두가 두 정상의 모습에 시선을 고정했다. 여기저기 기자들이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역사적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가까이에서만 들릴 만큼 작은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얼굴은 약간 굳어있었으나, 회담장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신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강조했다. 이날까지만 해도, 다음 날 분위기가 이토록 급변하리라고 예상한 기자는 아무도 없었다.

◆ 길었던 하루..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8일 드디어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다. 오전 9시께 일대일 단독회담에 들어가기 전 두 정상이 나란히 앉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멋지고 좋은 결과를 자신한다’는 양국 정상을 지켜보는 프레스센터 내외신 기자들도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이 급변했다. 정오를 지나며 정상회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프레스센터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여유롭게 회담이 끝나기만 기다리던 기자들도 다급히 움직였다. 장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잠시 후 회담 장소인 메트로폴에서 대기하던 기자로부터 카톡이 날아왔다. "김정은 트럼프 각자 차로 출발" 그걸로 끝이었다.

[하노이=뉴스핌] 특별취재단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북미정상회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 지난 1일 새벽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 입구가 통제된 모습.<사진=최상수 기자> 

당초 예정된 업무 오찬과 합의문 공동 서명식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북미 양국은 비핵화를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순식간에 전개된 반전 드라마에 기자들도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하노이 선언'의 함의를 분석하겠다며 이래저래 미리 써둔 기사들은 모두 휴지조각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날 자정을 넘어 김정은 위원장은 측근인 리용호 외무상에게 긴급 기자회견을 지시했다. 허를 찔린 기자들은 부랴부랴 장비를 챙겨 회견장으로 달려갔지만 대부분 호텔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자정이 넘었는데 갑자기 기자회견?", "(김정은 위원장의) 다분히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결정 같은데".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의 '깊은 빡침'이 느껴졌다.

[하노이 로이터=뉴스핌] 김민수 기자 = 1일 새벽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소식에 현지 취재진이 휴대폰을 통해 회견 내용을 듣고 있다.

◆ 20년 걸린 베트남의 개혁 개방..북한의 8개월은 '과욕'

북미 간 협상 결렬을 두고 한 외신기자는 "(1차와 2차 정상회담 간격인) 8개월은 너무 짧았다"고 평가했다. 70년 동안 폐쇄적이었던 독재국가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정상국가로 데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김 위원장은 1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을 만났다. 베트남도 1986년 도이모이(개혁개방) 선언 이후 북미 수교를 거쳐 2008년 삼성전자 박닌 공장을 유치하기까지 장장 22년이 걸렸다. 김 위원장은 쫑 주석에게 인내의 지혜를 얻었을까.

김 위원장은 다시 기차를 타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세계 최강국의 힘을 뼈저리게 느꼈을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빈손 귀국길에 무엇을 다시 구상했을지 궁금하다.

[하노이 로이터=뉴스핌] 김민수 기자 = "협상은 결렬됐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다음 날인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플래카드 옆에서 한 시민이 식사를 하고 있다. 2019.03.01.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