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인터뷰] 백현진 "미술과 연기 그리고 음악, 다르지만 같아요"

기사입력 : 2019년02월15일 07:01

최종수정 : 2019년02월15일 09:10

PKM갤러리 올해 첫 전시 백현진 개인전
'노동요:흙과 매트리스와 물결', 3월 31일까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백현진(47)의 이름은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TV와 극장, 갤러리나 미술관, 때로는 홍대 앞 공연장에도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 화가로, 설치미술가로, 행위예술, 그리고 음악가와 배우 감독, 그래픽 디자이너까지. 백현진은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을 오가며 부단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PKM갤러리는 올해 첫 전시로 백현진 작가를 내세웠다. 박경미 대표는 백현진의 개인전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 "이번 시즌과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미술과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하는 박 작가의 활동이 당대 미술계와 잘 맞아떨어진 부분이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PKM갤러리에서 만난 백현진 작가 2019.02.14 89hklee@newspim.com

이번 전시를 위해 백현진은 60여 점의 설치작품과 퍼포먼스 '뮤지컬:영원한 봄'을 준비했다. 전시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PKM갤러리에서 만난 백현진 작가는 이번 전시의 제목인 '노동요:흙과 매트리스와 물결'에 대해 설명했다. 언뜻 봐도 나열된 단어의 상관관계를 쉽게 파악하기 힘들다. 백 작가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과정을 거치면서 제목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을 잘 못해서 그림으로, 노래로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어느 겨울 밤,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가 있어요. 흙바람 그리고 아지랑이, 흙먼지가 뒤섞인 공터의 매트리스요. 그 이미지가 반복되고 변형되는 상황이 그려졌어요. 그렇게 엉망진창인 과정을 통해 흙, 매트리스, 물결을 가져왔고 이를 감쌀 바구니로 '노동요'가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노동요의 사전적 정의는 '적막함을 벗어나 일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 부르는 노래'인데, 저는 적막함을 유지하면서 일하는 편이에요. 이 의미를 직관적으로 가져왔죠."

백현진은 자기 작품을 설명하는 것을 지양한다.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는 건 보는 이들 생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는 이 저마다의 취향과 생각을 존중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신의 경력을 프리젠테이션하는 방식도 따라가지 않았다. 그는 "하기 싫어서가 아니다. 말로는 안 돼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PKM갤러리에서 만난 백현진 작가 2019.02.14 89hklee@newspim.com

"'제 작업은 OO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걸 지향하지 않아요. 작가 생활을 오래했는데, 보통 작가들은 프리젠테이션하며 커리어를 쌓습니다. 저는 그러지 않은 편이에요. 제도와 어긋난 쪽이죠. 운좋게도 프리젠테이션을 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었어요. 제 작품에 대해 말하기 싫다기보다 말로 잘 안되니 노래도 부르고 그림으로 표현하고 영화로도 만들어보고 그런 것 같아요. 말로 하면 제 작업의 해상도가 떨어지거든요."

이런 자유로움은 백 작가가 다양한 예술활동으로 이어진다. 1994년 밴드 어어부프로젝트로 대중 앞에 뮤지션의 모습으로 등장한 그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 음악 감독도 맡았다. 친누나의 영향으로 최정화 작가 등 현재 유명해진 다수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미술계에 입문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북촌방향'과 장률 감독의 '경주', 최근 드라마 '푸른 달 붉은 해'에서 굵직한 캐릭터로 대중의 눈도장도 찍었다. 그는 "미술과 음악, 그리고 연기활동이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그가 좋아서 하는 일인 음악과 미술, 연기는 알고보면 하나로 연결돼 있다.

"뮤지션, 미술가, 연기자는 다 다르지만 일종의 메커니즘은 같이 돌아가는 것 같아요. 서로 영향을 많이 주고 받죠. 즉흥적으로 직관적인 과정으로 일하는 방식이 뮤지션, 미술가, 연기자일 때 그대로 보여져요. 저는 연기할 때 대사의 내용을 제 방식으로 바꾸거든요. 시나리오가 있는 상황에서 즉흥이 일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 연기를 두고 '못 보던 연기'라 하는 거겠죠."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개인전 '노동요:흙과 매트리스와 물결'이 펼쳐지는 PKM갤러리에서 퍼포먼스 '뮤지컬:영원한 봄'을 선보이는 백현진 작가. 2019.02.14 89hklee@newspim.com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4인이었던 백현진. 크게 주목받은 시점이지만 '올해의 작가' 후보에 올랐던 당시를 전후해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했다. 다만, 일함에 있어 '운신의 폭'이 넓어졌음은 느낀다고. 그는 "일하기가 편해진 거 같다. 사실 딱 그 정도"라며 웃었다.

"체감하기에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그런 소문은 있죠. 제 작업을 꼼꼼히 보지 않던 사람들이 이젠 집중한다든지, 혹은 미술신에서 인정받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걸 들은 적도 있고요. 권위있는 미술일수록 전시, 경력 같은 것들이 일할 때 편한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모든 일을 하다보면 운신의 폭이 생겨요. 본인이 크게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요."

화가 백현진을 만날 수 있는 자리는 15일부터 3월 31일까지 PKM갤러리에서 이어진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