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 '서로 싸우기보다 공동의 파이를 키워야'
마윈 '다시 태어나도 기업인 하겠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필두로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중국 주요 인사들이 글로벌 협력과 공동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국에 대한 서방 국가의 과도한 견제를 비판했다.
22~25일 일정으로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들은 무역전쟁을 비롯한 중국에 대한 서방국들의 견제, 디지털기술 발전에 대한 과도한 우려 등을 언급하며 중국 입장을 대변했다.
[취리히 로이터=뉴스핌] 남혜경 인턴기자 =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좌)이 첫 중국-스위스 고위급 회담 중 율리 마우러 스위스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1.21. |
◆ 화웨이 CEO ‘우리는 현지 법률 준수, 멍완저우 사태 해결 바라’
안보 위협, 스파이 혐의 등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화웨이에서는 량화(梁華) CEO가 참석해 주목 받았다.
량 CEO는 먼저 “화웨이는 전 세계를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어느 국가든 현지 법률 법규를 준수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화웨이의 보안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 사이버 보안은 전 세계의 문제이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 외국 관료들이 화웨이 연구소(실험실)를 참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국 일본 호주 등 미국 동맹국들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5G 통신 협력사 선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했고, HSBC 등 글로벌 은행들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다. 량화 CEO의 발언은 이에 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량 CEO는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孟晩舟) CFO의 미국 송환설에 대해 “회사가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23일(현지시각)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마윈 ‘경험이 가장 중요, 다시 태어나도 기업인 하겠다’
올해 9월 은퇴하겠다고 공언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다보스포럼의 단골 인사답게 다양한 발언을 쏟아냈다.
23일 ‘신흥시장의 디지털화’ 세션에 참석한 마윈은 신흥국가들이 4개의 ‘E’를 갖춰야 한다면서 △교육(Education) △창업정신(Entrepreneurship) △전자기초설비(Electronic) △전자정부(E-Government)를 언급했다.
마윈은 “유럽이 디지털 기술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나는 오히려 이런 유럽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19세기 유럽의 ‘붉은깃발법’을 언급하며 “당시 마차부의 일자리를 뺏지 않기 위해 자동차 산업을 규제했으나, 이는 결국 산업 발전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기업 경영 측면에서 그는 “훌륭한 리더는 불평하지 않는다. 불평불만이 가득한 사람을 멀리해라”라며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했다.
또한 “친구와 동업하지 말라”며 “흔히들 동업을 결혼과 비교하곤 하지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친구와 사업해서 우정만 지킬 수 있어도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알리바바 18명의 동업자들은 모두 잘 지내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경영자를 하겠다”며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직원을 뽑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총명함’을 꼽으며 “암도 치료할 수 있지만 멍청한 사람은 못 고친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그는 “위기 속에 기회 있다”, “알리바바는 동물원과 같아 다양한 사람이 있으며 이들을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것”, “자녀들에게 창의력을 가르쳐 리더로 키워라” 등의 다채로운 발언을 내놓았다.
23일(현지시각)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는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사진=신화사 뉴스핌] |
◆ 왕치산 부주석 ‘대립하기보다 파이 키워야’
왕치산 국가부주석은 먼저 “지난 70년간 중국은 놀라운 경제 발전을 이뤄 왔고, 지난해(2018년) 성장률 6.6%도 여전히 훌륭한 수치”라며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낙관했다.
왕 부주석은 미국에 대해 “일방주의 보호무역주의 등 리스크를 마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중국과 미국은 서로 의존하고 있어 윈윈(win-win) 관계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발전 불균형은 발전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간에 더 큰 파이 조각을 가져가기 위해 싸우기 보다, 파이의 크기를 더 키워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올해 다보스 포럼에는 △리샤오자(李小加) 홍콩거래소 총재 △왕전후이(王振輝) 징둥물류(京東物流) CEO △궈광창(郭廣昌) 푸싱그룹(復星集團) 회장 △닝가오닝(寧高寧) 중화그룹(中化集團) 회장 △쑹즈핑(宋誌平) 중국건축자재그룹(中國建材集團) 회장 등도 함께 참석했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