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국제 무역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재구축 필요"
메르켈 "다자주의 전제 조건인 '윈-윈' 상황 만들어야"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G2(미국과 중국) 수장들이 불참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막을 올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연차총회에 참석한 지도자들이 세계화 및 다자주의 수호를 강조하고, 무역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23일 진행된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일본은 국제 교역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보전하고,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라며 국제 교역 시스템의 "신뢰를 재구축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경제매체 CNBC는 아베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미국이 자유 무역 체제에서 발을 빼고 있으며, 시장이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주목했다.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나는 우리 모두가 국제 무역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재구축하기를 바란다"며 "국제 교역 시스템은 공정하고 투명하며 지식재산권 보호나 전자상거래, 정부 조달 등의 분야에서 효과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또 "세계 경제가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리스크가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은 그러한 리스크들 중 하나이며, 일본은 전통적으로 무역 제한 조치를 주고받는 것은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총리는 연설과는 별개로 진행된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과 국제 사회, 세계 경제의 이익을 위한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며 무역 전쟁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 獨 메르켈 "다자주의 전제 조건인 '윈-윈' 상황 만들어야"
같은 날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이 편협한 국가 이익을 넘어서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윈-윈(상생)' 하는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기구들을 개혁할 것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다른 국가들의 이익을 고려하면서, 우리의 국가적 이익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다자주의의 전제 조건인 윈-윈하는 상황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 같은 주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영상 연설을 통해 언급한 "국가는 중요하다. 한 국가가 할 수 있는 것처럼 국민들의 편을 드는 국제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구(舊) 세계 질서의 붕괴를 "긍적적인 발전"으로 평가한 발언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포럼에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왕치산(王岐山) 부주석이 대표단을 이끌고 다보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왕치산 부주석은 "많은 국가들이 정책을 만들 때 내부를 들여다본다"며 "국제 교역과 투자에 대한 장애물이 늘어나고 있다.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포퓰리즘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국제 질서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겨냥하는 발언들을 내놓았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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