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은 경극 공성계 열창, 류촨즈는 만담으로 흥 돋워
무대에 선 19명 기업인 몸값만 84조원 '가장 비싼 춘완'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중국 기업인 모임에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경극(京居, 중국 전통극)을, 류촨즈 레노버 회장이 상성(相聲, 중국 만담)을 공연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번 행사는 무대에 오른 CEO 몸값만 5050억 위안(약 84조 원)에 달해 ‘중국에서 가장 비싼 춘완(春晚, 설 특집 방송 또는 연회)’으로 이름을 알렸다.
중국 경제인 모임 중에서도 규모와 영향력이 가장 큰 중국기업가클럽(中國企業家俱樂部)은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신년 행사 다오눙후이(道農會)를 개최했다. ‘기업가들의 춘완’으로 불리는 이 행사는 2009년부터 11년째 이어져 오면서 기업인들의 사회교류 플랫폼 역할을 해 왔다.
이번 행사에는 마윈 류촨즈 외에도 차오궈웨이(曹國偉) 시나닷컴(新浪) 회장, 리둥성(李東生) TCL그룹 회장 등 모두 19명의 기업인들이 공연을 펼쳤고, 학자 정부관료 예술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네티즌들은 이들의 몸값을 계산해 “무대에 오른 기업인 몸값만 5050억 위안을 넘는다”며 감탄했다.
이날 마윈 회장은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한 손에 부채를 든 채 경극으로 공성계(空城計)를 공연했다. 공성계는 삼국연의에 나오는 고사로, 촉나라 제갈량이 병력 없는 빈 성에서 위나라 사마의를 물러서게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윈은 “성으로 올라와 내가 가야금 타는 소리를 들어보게” 등의 대사를 멋지게 읊어 박수를 받았다.
공연을 지켜본 류촨즈 회장은 "마윈이 매년 공연을 하더니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기도 했다. 류촨즈 회장은 중국기업가클럽의 초대 회장을 맡았고, 2016년부터는 마윈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류촨즈 레노버 회장(왼쪽)이 배우 위첸(오른쪽)과 상성을 공연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
이어 류촨즈 레노버 회장은 만담 배우 위첸(於謙)과 함께 상성을 공연했고, 닝가오닝(寧高寧) 중화그룹(中化集團) 회장 등은 유명 영화감독 가오샤오숭(高曉松)과 함께 만담을 선보였다. 또한 류융하오(劉永好) 궈광창(郭廣昌) 리카이푸(李開復) 등 기업인들은 개혁개방 40년을 되돌아보며 기업인으로서의 경험을 발표했다. 그 외에도 세계 정상 피아니스트 랑랑(郎朗)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등 어느 해보다도 호화로운 무대가 펼쳐졌다.
중국 경제인 모임 중에서도 기업가클럽은 그 규모가 가장 크고 활발할 대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자체 홈페이지(http://www.daonong.com)를 통해 회원들의 약력 및 모임의 목표 등을 공개하고, 해외 활동으로 외국 정재계 인사들과도 교류를 갖는다. 또한 회원이 곤경에 처하면 꽌시(關系)를 최대한 동원해 지원에 나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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