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트럼프 정부 북미 비핵화 협상도 ‘손본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의 제 116회 연방의회가 개원한 3일(현지시간) 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날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은 멕시코 장벽 예산을 거부하는 한편 현직 대통령 기소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8년 만에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하원은 이날 개원 직후 펠로시 의원을 새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2011년 하원의장에 밀려났지만 이번에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펠로시 의장은 개원 첫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견제와 파상 공세를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그는 이날 개원에 앞서 미 N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 임시폐쇄(셧다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50억 달러 규모의 장벽 예산을 반영하는 협상에 응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 장벽 건설 비용이 포함된 예산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 휴가에 혼자 백악관에서 일했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는 그것과 상관없다”면서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다”고 단언했다. 최근 워싱턴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장벽 예산을 허용하는 대가로 미성년 입국자 추방 유예(DACA) 구제안을 받아내는 중재안이 거론됐지만 펠로시 의장은 백악관에 ‘장벽 예산 타협 불가’ 방침을 전한 셈이다.
펠로시 의장은 로버트 뮬러 특검팀이 현직 대통령은 기소될 수 없다는 법무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탄핵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적 이유로 탄핵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치적 이유로 탄핵을 피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밖에 각종 하원 청문회를 통해 정부 각료들을 소환, 트럼프 정부를 전방위 압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턴 뉴스핌] |
특히 민주당의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 내정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청문회에 불러 북한 비핵화 협상 문제 등을 따질 것이라고 공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급한 대북 협상과 제재 완화에 반대하고 있어서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셧다운의 이유는 단 하나, 2020년 대선 때문”이라면서 “민주당은 트럼프의 성과로 인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정말로 필요한 장벽과 국경 안보에 반대하고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