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2년 ‘희망버스’·‘한미FTA’ 등 친정부 여론조성 혐의
‘공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첫 재판서 혐의 부인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검찰이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이어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 조직에 친정부 성향 댓글 게재를 지시한 전직 경찰 간부 5명을 추가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전날(27일) 김모 전 경찰청 정보국장, 황모 전 보안국장, 정모 전 정보심의관과 정모·김모 전 대변인 등 경무관급 이상 경찰 고위간부 5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이명박(MB) 정부 시절 '경찰 댓글 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9.05 deepblue@newspim.com |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2월경부터 2012년 4월경까지 약 2년 간 정보국·보안국·대변인실별로 댓글 전담부서를 설치해 조직적으로 친정부 성향 댓글 작업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부장이었던 황 전 보안국장과 정보1과장이었던 김 전 정보국장은 정보경찰 위주로 ‘SPOL(Seoul Police Opinion Leader)’이라는 댓글 전담팀을 만들고, 서울청에 이들을 관리할 전담부서인 정보4계를 신설해 매일 댓글 대응 결과를 보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대공 수사가 본업인 보안국 사이버수사요원도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정보국·보안국뿐 아니라 대변인실 산하에도 ‘폴알림e’라는 조직과 ‘온라인소통계’라는 댓글 전담부서가 신설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천안함 사건, 구제역 사태,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정부에 민감한 이슈에 옹호 댓글을 게재하고 친정부적인 여론을 조성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경찰은 반정부 집회와 관련해 주최 측 주장을 반박하거나 참가자 일부의 불법행위와 집회로 인한 불편을 부각하는 내용의 댓글을 집중적으로 달게 하고, 채증 사진자료를 SNS에 무분별하게 유포해 비판 여론을 조성한 뒤 경찰 병력 투입의 근거로 활용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조 전 청장은 지난 14일 열린 첫 재판에서 “저는 경찰에 대해 허위사실이나 왜곡된 사실로 비난하는 경우에 적극 대응하라고 한 것”이라며 “허위사실, 왜곡된 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게 어떻게 정치공작이고 댓글공작인지 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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