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6일간 23~1시 강남·종로·홍대 택시 강제배차
서울시 "시민 대기시간 줄이고 골라태우기 방지 효과"
"승객이 욕 먹을 것" "심야버스 늘려라"…시민 '시큰둥'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강제배차 해봐요, 또 얼마나 뭐라 할지. 차라리 심야버스나 늘려줘요.”
[사진=노해철 기자] |
서울시가 21일 심야시간대에 택시 수요가 많은 강남 등지에서 ‘승차거부 없는 택시’를 시범 운영한다. 모임이 많은 연말, 밤늦게 귀가하는 시민 편의를 위한 조치인데 실효성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선 시큰둥한 반응이 나온다.
‘승차거부 없는 택시’는 심야시간 티맵택시 앱 호출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차량을 강제 배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는 이를 통해 가까운 거리의 콜을 거부하거나 승객을 골라 태우는 등 일부 택시의 불법영업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1·22·24·28·29·31일 총 6일간 강남·종로·홍대에서 운행되는 ‘승차거부 없는 택시’는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연말 임시승차대에서 진행요원 안내를 받아 티맵택시 앱으로 호출하면 된다. 운행되는 택시는 모두 300대(강남 125대, 홍대 125대, 종로 50대)이며, 시는 추위에 대비해 시민들에게 핫팩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민 반응은 영 시큰둥하다. 한 20대 시민은 “강제로 하면 승차거부는 줄어들지 몰라도 기사 욕은 한 바가지 먹을 듯하다”고 꺼렸다. 또 다른 시민은 “콜이 몰리는 시간에 수요 공급이 안 맞는데 강제배차해도 시민 불편이 해결되겠냐”고 따졌다.
한밤중의 종로에서 택시를 잡는 시민 [사진=김세혁 기자] |
‘승차거부 없는 택시’의 이용 가능한 구역이 한정적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40대 직장인은 “홍대만 해도 홍대역 근처, 홍대 부근, 곱창골목, 주차장골목 등 굉장히 넓다. 모임을 마친 뒤 택시를 타러 홍대입구역 쪽의 임시승차대까지 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말했다.
이 직장인은 “물론 도움을 받는 시민도 있겠지만, 누가 새벽 1시까지 추위를 견뎌가며 임시승차대를 찾을지 모르겠다”며 “택시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핫팩을 나눠준다는 것도 사실 세금낭비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홍대입구역의 임시승차대. '승차거부 없는 택시'를 타려면 이 구역까지 찾아가야 한다. [사진=서울시] |
온라인에도 "'근처에 차가 없습니다'라고 뜰걸"(ID hhk1OOO), "강제배차하면 손님한테 욕할텐데"(ID sw83OOO), "운전 내내 얼마나 뭐라 그럴까. 눈에 선하네"(ID lemoOOO), "시민들은 심야버스 늘리길 희망합니다"(ID netsOOO) 등 대체로 부정적 의견이 이어졌다.
일각에선 서울시가 시행했던 ‘택시 잡아주기’의 전철을 밟으리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2011년 강남역 일대에서 실험이 진행된 ‘택시 잡아주기’는 콜택시 회사가 택시를 우선 배정, 승객 대기시간을 줄이는 서비스였다. 처음엔 호응하는 시민도 있었지만 참여 택시가 줄어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불만이 많았다.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