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은 당장 이전하지 않을 것"
[시드니 로이터=뉴스핌] 김세원 기자 = 호주가 서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텔아비브에 있는 호주 대사관을 지금 당장 서예루살렘으로 이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호주는 이제 이스라엘 의회와 다수의 정부 기관이 위치한 서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이날 시드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어 "여건이 될 때 호주 대사관을 서예루살렘으로 이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또 '2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면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국가 해법이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된 국가로 공존하는 방안을 가리킨다.
총리는 또 대사관 이전이 예루살렘의 지위가 결정되기 전까지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서예루살렘에 무역과 국방 사무소를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모리슨 총리는 텔아비브에 있는 호주 대사관을 이전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이 같은 발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나왔으며, 보궐선거를 며칠 앞두고 나와 냉소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모리슨 총리의 발표가 있고 난 후 이스라엘 외교부는 성명을 발표해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 무역과 국방 사무소를 설립하겠다는 호주의 결정을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는 한 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호주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의 사에브 에레카트 수석 협상대표는 "호주 행정부의 정책들은 2국가 해법의 진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모리슨 총리에 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5월 텔아비브에 위치한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겨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 국가들과 서방 동맹국들의 격분을 일으킨 바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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