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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논란의 중심 코레일 사장..8명 중 5명이 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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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사장이 코레일 사장직 정계 진출 발판으로 삼아
비전문가 낙하산 사장 임명으로는 근본개혁 어려워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최근 잇따르는 철도사고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의 낙하산 인사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규모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대부분이 청와대에서 보낸 낙하산 인사로 분석됐다.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둔 낙하산 인사가 이미지 관리만 하다보니 근본적인 안전관리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이에 따라 '지식도 의지도 없는'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가 사장으로 임명되는 코레일의 관행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출범 이후 역대 8명의 사장 중 5명은 철도 비전문가로 꼽힌다. 이날 사임한 오영식 철도공사 전 사장 역시 대표적인 비전문가로 분류된다.

지난 2005년 철도청이 공사로 바뀌면서 낙하산 인사 임명이 본격화됐다. 코레일은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으로 국토부 장관이 신임 사장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사장 임명에 청와대나 국토교통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철도업계에선 지난 14년 동안 코레일 사장은 1대 신광순 사장과 6대 최연혜 사장, 7대 홍순만 사장을 제외하곤 모두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로 평가된다.

한국철도공사 1~8대 사장

코레일 초대 사장인 신광순 전 사장은 철도청장을 맡다가 조직이 한국철도공사로 바뀌면서 사장직을 이어받게 됐다. 신 전 사장은 코레일 내부 출신 전문가지만 유전개발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으며 5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뒤를 이은 이철 전 사장은 3선 의원 출신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때 부산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그는 지난 2008년 1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자진 사퇴했다.

강경호 전 사장 역시 대표적인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 2009년엔 다스(DAS) 사장까지 맡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 서울메트로(옛 지하철공사) 사장 경력이 있지만 철도업계에서는 철도관련 전문지식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게 중론이다.

뒤를 이은 허준영 전 사장은 경찰청장 출신으로 취임 전부터 낙하산 인사란 내부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하지만 역대 코레일 사장 중 가장 긴 34개월의 재임기간을 기록했다. 허 사장은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장직에서 직접 내려왔다.

정창영 5대 사장은 감사원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 말기 사장으로 임명된 그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5개월만에 '상하통합' 주장을 폈다가 사의를 표했다.

6대 최연혜 사장은 한국철도대학 교수 및 철도청 차장을 거쳐 코레일 부사장까지 지낸 내부 출신으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최 전 사장 역시 정치권 경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1차 코레일 사장 공모 최종 후보 3인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인물이기 때문. 이에 따라 청와대에서 '날려보낸' 낙하산이란 지적이 많았다. 실제 최 전 사장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장직에서 내려왔다. 철도업계 내부에서는 약 2년의 재임기간동안 현업은 실무담당자에게 맡기고 정치활동을 더 많이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7대 홍순만 사장은 건설교통부 고속철도과장 및 철도국장,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을 지낸 전문가다. 하지만 동시에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히기도 한다. 다만 관료출신이자 철도 전문가란 장점을 안고 있어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오랫동안 코레일 사장을 맡을 수 있었다. 

이번에 사임한 오영식 전 사장은 '뼛 속까지 정치인'으로 꼽힌다. 2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으로 민주당에서 3선을 한 전직 국회의원. 스스로도 공공연히 '비전문가'임을 인정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코레일 국정감사 때도 오영식 전 사장은 총선 출마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 추위로 인한 선로 이상이 사고 원인일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것이 비전문가 논란에 불을 지핀 셈이 됐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코레일 사장이 함께 바뀌다보니 역대 코레일 사장 중 임기 3년을 다 채운 경우는 없다. 11개월만에 사장직에서 내려온 오영식 전 사장을 포함해 코레일 역대 사장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18.8개월로 총 임기(36개월)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평균 재임기간이 짧고 정계진출을 위한 발판쯤으로 여기면서 코레일 실무에 집중하기보다 좋은 인상을 남기고 떠나려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에 보다 신중해야할 이유인 셈이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정치인이 사장으로 오더라도 철도문화를 이해하고 코레일 내·외부 목소리를 다 들을 수 있는 사람이면 상관이 없다”며 “하지만 지금까지는 지식은 물론 관심이라도 있었는지 알 수 없는 낙하산 사장이 많았던 만큼 낙하산 인사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택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공기업에서 낙하산 인사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항상 불거지는 얘기”라며 “낙하산으로 임명된 사장들은 정권에 실적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보여주기식 성과에 치중하고 열차 안전이라는 코레일 본연의 업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개선하는 데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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