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대통령실

속보

더보기

[이석중의 세상엿보기] '증선위의 삼바 분식회계 결론' 유감(有感)

기사입력 : 2018년11월16일 14:29

최종수정 : 2020년03월10일 15:16

참여연대가 이번엔 삼성물산에 대해 물었다. 정부의 답은?

[서울=뉴스핌]이석중 에디터 = 요즘 젊은 세대가 많이 쓰는 '답정너'란 말이 있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너는 (내가 원하는)대답을 하면 된다'는 뜻이다.

엊그제 금융위원회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에 대한 '고의 분식회계' 결론이 꼭 그렇다.

참여연대가 지난 2016년 1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구도에 유리하도록 삼바가 분식회계를 한 것 아니냐"고 금융감독원에 질의한 순간 이미 삼바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던 듯 하다.

금감원은 당시에는 "혐의 없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참여연대와 정치권이 지난해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를 요청했고, 증선위는 마침내 지난 14일 "고의 분식회계"라고 정답(정해진 답)을 말했다.

필자가 지난 5월 3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에 정치적 판단 안된다'라는 칼럼을 쓸 당시에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화한 것이다.

◆ '정권에 따라 기준 바뀔 수 있다'는 잘못된 선례 남겨

2년간 끌어온 삼바 분식의혹 논란은 '고의 분식'으로 결론났고 검찰 고발, 대표이사 해임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주식거래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당장 8만명에 달하는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는 쉽게 예상키 어렵다. 한국거래소가 최장 1년 동안 심사해서 상장폐지까지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바가 행정소송을 하겠다지만, 이 정부에서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애꿎게 정부를 믿고 투자한 개미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됐다. 바이오산업의 전망이 밝고, 삼성의 주력계열사라는 점에서 빚을 내서 투자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라지만, 거래소 결정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정권에 따라 '기준'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는 점은 두고두고 후유증이 예상된다. '국제회계기준(IFRS)' 위반을 놓고 벌어진 사안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실제로 정부가 삼바의 고의 분식회계라고 결론 내렸지만, 회계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과거로 돌아가 보자.

삼바는 2011년 설립 이후 적자를 계속했으나 2015년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다. 미래성장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산업 대표기업인 삼바가 미국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거래소와 금융위는 적자 기업이라도 '대형 성장 유망 기업은 상장할 수 있다'로 상장 규정까지 고쳤다.

참여연대가 2016년 말 삼바의 분식 회계 의혹을 질의하자 "문제없다"고 답했다. 지난해에는 진웅섭 당시 금감원장이 "한국공인회계사회 감리 결과, 적정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도 했다.

이제 와서 "새로운 내부문건이 나왔다"거나 "당시 '적정' 의견은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결론이며 금감원이 직접 회계 감리를 했더니 문제가 있었다"라는 책임회피성 말로 얼버무리기에는 사안이 너무 중대하고, 그러는 정부는 너무 비겁하다.

이 세상 모든 문제가 100% 확실한 건 없다. 이 정부에서 옳다고 했으나, 정권이 바뀌어 잘못됐다고 판정한다면 우리 사회의 안정성은 보장할 수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다.

삼바에 대한 결정 또한 마찬가지다.

◆ 삼성전자의 공기업화(化)가 '정해진 답'인가?

참여연대가 다시 총대를 맸다. 이 정부들어 민감한 사안이거나 공격 목표가 정해지면, 참여연대가 문제 제기하고, 정부는 정해진 답을 내리는 상황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참여연대는 15일 "삼성그룹 승계와 관련한 불법과 부정의 일부가 드러난 것일 뿐"이라고 논평했다. '만시지탄이나 사필귀정'이라며 "삼성 문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불공정하게 이뤄진 만큼 삼성물산 재감리를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참여연대의 주장이다. 삼성그룹 차원의 증거인멸 가능성을 차단키 위해 검찰과 금감원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사와 특별감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참여연대가 지난해 금감원에 '삼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특별감리를 요청한 것과 같은 패턴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잘못됐다는 전제 하에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가 이뤄지고, 합병비율이 잘못됐다고 판단될 경우 그 파장은 가히 핵폭탄급일 것이다.

참여연대가 이렇게 까지 나오는 것은 삼성그룹 경영권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필연적으로 삼성그룹의 해체로 이어질 것이다.

그럼 삼성은 어떻게 될까?

지난 2월 당시 국회 정무위원장이던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삼성전자를 포스코, KT와 같은 국민기업으로 만들려는 문재인 정부의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뜬금없는 얘기로 치부했지만, 증선위의 결론이나 곧바로 나온 참여연대의 논평을 보면 '이 또한 답이 정해진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앞선다.

당시 김 의원은 삼성전자의 공기업화를 위한 3가지 수단을 거론했다. 우선 금산분리법을 통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강제 매각,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의 경영 개입, 이건희 회장 비자금 조사를 통해 삼성생명 등 금융사 대주주 자격 박탈이 그것이다.

이중 금산분리법과 스튜어드십 코드의 경우 제도는 도입됐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관건이다. 이건희 회장 비자금 수사는 집요하게 계속되고 있다. 이 회장의 금융사 대주주 자격이 아직은 유지되고 있지만, 비자금 수사 결과에 따라 이 또한 바뀌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삼성전자 주식은 삼성생명이 7.92%, 삼성물산 4.65%, 이 회장 3.88%, 이 부회장 0.65%, 삼성화재와 그밖의 계열사 및 재단 등이 0.43% 내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 일가 및 계열사들이 지분이 17.53% 내외다.

삼성전자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의 경우 이 회장이 20.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대주주 자격이 박탈된다면 이 회장 일가의 삼성생명과 삼성생명 경영권은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올해초 "삼성문제의 핵심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관계"라고 언급해 삼성그룹 두 주력기업의 연결고리 차단에 대한 생각을 비친 바 있다.

삼바 회계에 대한 정치적 결정처럼,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삼성그룹 및 삼성전자 경영권 향배도 '답정너'일 수 있다.

'삼바 고의 분식회계' 결론으로 8만명의 소액 투자자들이 가시적인 손해를 입게 됐지만, 참여연대가 내세운 삼성물산 재감리를 통한 삼성생명-삼성전자의 연결고리에 '정해진 답'이 있다면 모든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주식 1주도 없는 필자지만, '정해진 답'이 있을까 걱정되는 이유다.

julyn11@newspim.co.kr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이코노믹포럼]김현철"신남방정책 재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최수아 인턴기자 = 김현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초래된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경제 추락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략적 안정성과 우월성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 전략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경제 위기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관세를 낮추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기존의 통상 정책으로 극복할 수 없다"며 관세 협상뿐만 아니라 방위비, 조선업, 에너지 등을 총체적으로 트럼프 정부와 협상하는 신통상 정책을 제안했다. 대중국 전략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탈중국'을 선언했다. 당시 경제계와 학계는 경악하며 '탈중국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사회는 침묵했고 결국 2023년 경제성장률 1.4%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신남방 정책 재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자주적 신남방 정책을 버리고 한국판 인태전략이라는 종속 정책을 채택했다"며 "이제는 공급망 발상이 아니라 판매망 발상으로 바꾸는 새로운 신남방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영토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남방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을 포함해 유럽,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을 대한민국의 경제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A+1,1,1'이라는 새로운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책 외에도 대한민국 지역 전략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제조업 재활성화 ▲AI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 전략 설정 ▲신기술 전략 설정 및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수출 중심 경제 모델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수출은 대한민국 경쟁력의 원천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됐다"며 "새로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수립하고 내수 경제도 활성화시키면서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글로벌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12:47
사진
이완규 법제처장, 내란방조 피의자 신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12월 이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 처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서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이후 휴대전화까지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는 이 처장을 내란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서부지방법원 소요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2025.01.20 pangbin@newspim.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이 처장에 대한 내란방조·증거인멸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처장은 당시 안가 회동에 대해 "저녁을 먹는 자리였다"며 "어쨌든 그 자리에 간 게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이 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재판관 지명을 통한 헌법기관 구성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대통령 궐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을 행사하려고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20: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