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2016년 미국 대선 운동 기간 당시 미국을 상대로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했던 러시아 해커들이 이번 미국 중간선거(11월 6일) 앞두고는 이런 개입을 대부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개입 증거를 수색했던 미국 관리들과 사이버보안 회사들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는 큰 탈 없이 치뤄졌다. 연방 기관과 주(州) 선거 당국,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지난 2년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투표 시스템 보호에 공을 들였다.
신문은 "러시아의 트롤들과 해커들이 대부분 신경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누구도 이유를 확신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트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분쟁을 조장하는 글이나 댓글을 의도적으로 남기는 행위 또는 이를 작성하거나 보내는 사람을 뜻한다.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클린트 와츠 선임 연구원은 연방의원과 주지사를 선출하는 중간선거는 대선과 달리 타깃이 미국 전역으로 분산돼 있기 때문에 해커들이 공작에 어려움을 겪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몇몇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정부가 해외 해커의 개입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한 점과 러시아에 선거 개입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점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미국을 정치적으로 분열시키고, 미국 민주주의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는 한발 물러나 다른 세력이 자국을 대신해 공작을 펼치는 걸 바라보길 원했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와츠 연구원은 미국 내의 정치적 담론은 점점 양극화하고 있으며 허위 정보로 가득찼다고 설명했다. 또 이 허위 정보는 당파적으로 생성됐다고 부연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미 미국인들이 하고 있는 것보다 더 왜곡할 수 있는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지난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광범위한 공작을 펼쳤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같은 개입 혐의를 부인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의 선거 개입 정황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WSJ은 "올해 러시아 연관 활동은 2016년 수준에 크게 미치 못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공작원들은 대선 당시 20여개주 선거 시스템을 조사하고 민주당의 이메일을 유출했으며 소셜미디어 상에서 허위 정보를 뿌렸다.
WSJ은 해외 세력의 개입이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알 수 없느나 이번 중간선거에서 일시적인 문제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뉴욕주와 조지아주 유권자들은 투표기기 등 장비 고장으로 투표를 위해 긴 시간을 소비해야 했다.
지난주 초 몇몇 주들은 다양한 '조사 시도' 등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WSJ은 기밀 보고서 사본을 검토한 결과 그런 시도는 '스패머(스팸메일 발송자)'들과 연계됐다고 말했다.
미 국가안보국(NSA)의 롭 조이스 사이버보안 전략 선임 고문은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의 패널 토론 자리에서 "2018년 선거 방어를 꽤 성공적으로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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