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공화당이 하원을 큰 의석차로 민주당에 넘겨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하원 참패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미국의 대중 강경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공화당과 민주당은 중국의 고속성장을 억제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스인훙(時殷弘) 런민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간선거 결과로 미국의 대중 정책이 변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의회가 외교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통제력 유지는 문제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안보 외교 관련 중국에 더욱 강경한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피터 리브스크 전 홍콩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 소장은 “중간선거 결과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생각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중국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지금의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이 하원 의석을 민주당에 내주며 중간선거에서의 ‘대통령 소속당 패배 징크스’를 이어갔다 [사진=바이두] |
SCMP는 이번 중간선거로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상∙하원을 양분하게 된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해 온 정책, 특히 미국 이민 일자리 의료 관련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당 모두 대중 무역정책 및 지식재산권에 대해 강경 기조를 펼쳐온 만큼 지금의 대중 강경책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설령 양당 간 마찰이 생겨도 민주당이 탈환한 하원이 외교 정책에 대한 권한이 없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동의가 필요 없는 자신의 권한인 행정명령만을 이용해 전 세계 무역을 컨트롤해 왔다.
중간선거가 끝난 만큼 미국의 대중 강경책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진다.
펑황왕(鳳凰網)은 “올해 들어 중국 경제가 큰 어려움에 직면한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진정한 시련은 아마 지금부터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의 위안펑(袁鵬) 부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협력이 아닌 경쟁으로 변화되는 전환기적 시점에 와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간선거 결과가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분명한 건 양국의 경쟁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양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경쟁이 전면적인 대립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파악했다면 이제 무역전쟁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감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미중무역 전쟁의 향방은 9일 실시될 ‘미중 2+2 외교안보 대화’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만남에서 많은 부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전문가들이 “미국의 대중 강경책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바이두] |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의 마 교수는 “향후 트럼프 행정부는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정한 후 중국과의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무역전쟁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다양한 요구를 제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의 강경책으로 인한 미국 국민 피해에 대해 그는 “미국 소비자, 특히 중부지방의 농민이 느끼는 미중 무역전쟁 영향력은 아직 적다”며 “그들 대부분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미국의 중국 전문가인 오빌 셸은 “미국 내 중국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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