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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서지현 검사 “1억원 손배소..청구 금액 더 늘어날 수 있다”

기사입력 : 2018년11월06일 18:11

최종수정 : 2018년11월06일 18:11

서지현 검사, 안태근 전 국장·국가 상대 1억원 손해배상청구
변호인 측 “반성 기색 없으면 금액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던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안 전 국장과 국가를 상대로 1억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서 검사와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판사 출신의 서기호(48·29기) 변호사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라며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뉘우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면 청구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민사소송 제기 배경과 지난 1월 폭로 이후의 심경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1월에 폭로하고 난 뒤 한동안 2차 피해도 있었고 고민이 많으셨던 것 같다. 그때와 비교해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나.

▲서지현 검사=검찰도 그렇고 사회도 거의 바뀌지 않고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조용한 성격이다. 제가 느끼는 인생은 일장춘몽도 아니고 눈 한 번 감았다 뜨는 정도(의 짧은 시간)이다. 그래서 제가 전혀 뜻하지 않게, 의도치 않게 밖으로 나오게 됐다. 기도를 매일 하고 있다. ‘하느님 저에게 버텨나갈 수 있는 힘과 지혜와 용기 주시고 제가 열심히 노력할 테니 다음 생에는 다시 태어나지 않게 해주세요.(웃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2차 피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서지현 검사=검찰에서 사실을 은폐하고 기자회견이나 간담회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이 많다. 마음 같아서는 전부 고발하고 싶었지만 동료검사로서 고발하고 싶지 않아 지금까지 참은 것이다. 시민단체에서 5월에 고발했는데 6개월이 다 돼가도록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서기호 변호사=지금까지 허위사실 유포에 일일이 법적대응하기 벅찼다. 이번 소장에서도 그 부분을 일부러 뺐다. 하지만 얼마든지 상황변화에 따라 향후에 추가될 수 있다. 민사소송은 얼마든지 청구취지 변경이 가능해서 현재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게 꼭 고발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지금처럼 기자들을 직접 만나서 얘기하겠다는 것이고, 서지현 검사가 직접 하기에는 부담스러워 제가 주로 하겠다는 것이다.

서지현 검사 [JTBC 뉴스룸 캡처]

-법무부나 검찰 쪽에서 유포됐던 소문이 대부분 가짜라고 하셨다. 불편한 얘기겠지만, 오늘 혹시 해명하실 생각이 있나.
▲서지현 검사=그런 해명 자체가 2차 가해를 북돋게 되더라. 예를 들면 제가 5시만 돼도 퇴근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당시 검찰 내에 유연근무제가 있었다. 적극적으로 장려했고 또 마침 제가 육아문제로 잠깐 동안 5시에 퇴근한 적이 있었는데 앞부분은 다 빼고 ‘5시에 퇴근한다’만 소문이 나더라. 일일이 해명하기도 참 그렇다. 그리고 업무능력이 없어서 통영지청으로 발령난 거라는 얘기도 있었다. 제가 그동안은 자랑 같아서 말하지 않았는데, 제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특수부에 근무한 여검사다. 근무했던 청마다 항상 상위 1~3위 안에는 들었다. 법무부장관상도 두 번이나 받았다.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쓸 때) 업무능력에 문제 있었다는 얘기가 나올 걸 예상하고 업무실적 성적표도 다 첨부했다. 동료검사들도 이렇게 상 많이 받은 검사를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좋았다. 법무부 측에서는 다 조작했다고 했다는데, 검찰 조직 자체가 조작해서 상 받을 수 있는 조직인지 되묻고 싶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무죄 판결을 받을 걸 예상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건가.

▲서기호 변호사=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기 쉽지 않다는 건 객관적 사실이다. 수사 자체가 부실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될 것 같아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돈을 바라는 것 아니냐’는 식의 이야기와 ‘꽃뱀’ 프레임 때문에 망설였던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자연스럽게 행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또 형사상 직권남용죄가 무죄 판결이 나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은 인정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손해배상 청구의 원인은 검찰의 인사 원칙 기준을 위반한 위법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또 성폭력방지법 제8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피해자를 고용하고 있는 자는 성폭력 피해자를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서 검사가은 성폭력 피해자임에도 혹시 나중에 문제가 될까 봐 안 전 국장이 서 검사에 대해 위법한 인사를 지시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폭력방지법에도 위반된다. 직권남용죄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민사에서 불법행위는 성립한다고 생각한다.

-서 검사에 대한 부당인사 시점이 2015년 8월이라면 소송요건이 안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을 것 같다.

▲서기호 변호사=인사 명령 시점은 2015년은 맞다. 그런데 당시 인사 명령이 매우 부당할 뿐 아니라 위법하기까지 하다는 걸 인식하는 건 그 후다. 그 전에는 추측과 의심이었으나 안 전국장이 기소됐을 때 확정적으로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점을 기준으로 피해 사실을 알았다고 봐야한다. 그밖에 여러 가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이라는 사례들이 있다. 그 부분은 소송 과정에서 자세하게 반박하도록 하겠다.

-손해배상청구 금액은 왜 1억인가.

▲서기호 변호사=우선 제가 서지현 검사에게 입은 피해를 금전으로 환산하면 얼마 정도가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도저히 환산이 안 된다고 했다. 어떻게 금전으로 환산하느냐는 것이다. 다만 제가 판사 출신으로서 실제 인용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을 고려할 때 너무 많은 금액을 청구하면 법원 현실과 실무에 맞지 않아 실제 인용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을 고려해 청구한 것이다. 그렇지만 피고들, 특히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뉘우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면 청구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린다.

-폭로 이후 안태근 검사 측에서 사과하거나 합의를 하자는 연락이 있었나. 또 수사 과정에서 검찰 조직 차원에서 어떻게 해결 보자는 제안을 받은 게 있나.

▲서지현 검사=어떠한 연락도, 사과도 못 받았다. 사실을 묵살하고 은폐한 자 모두 책임지지 않았다. 사실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을 때 두렵기도 하고 망설였다. 그럼에도 이렇게 나온 건 (검찰 내부에서) 부당한 징계를 받아 소송 진행해서 징계 부당하다고 했음에도 민사를 제기하는 검사들이 별로 없다. 왜 안 했냐고 물으니 ‘너무 부담스러웠다’고 하더라. 박병규 검사는 임은정 검사의 ‘과거사 재심사건 무죄 구형’에 동조하는 글을 썼다가 검사적격심사에서 유일무이하게 떨어졌다. 이후 승소해 복직했지만 민사소송은 진행하지 못한 걸로 안다.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민사소송 진행을 꺼려한다. 왜냐하면 ‘돈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냐’, ‘꽃뱀 아니냐’고 하기 때문이다. 저는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건 당연한 권리라고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당연한 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법무부는 제가 인사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벌였다고 하는데, 당시 인사는 기수에도 맞지 않고 너무나 이례적이어서 ‘부당하니 다시 바로잡아 달라’고 말하는 게 맞지만 얘기하지 못했다. 말하는 순간 성추행 피해를 미끼로 인사에서 이득을 보려고 한다는 말이 나올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법무부에서는 제가 면담을 신청해서 인사발령을 요청했다고 허위발표를 하더라. 저는 당시 제가 하지 못했던 요구를 했다고 하는 데 분노를 느꼈다. 정당한 요구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국가적 법익에 의한 범죄라 피해자로 인정이 안 됐다는 내용은 조사단 수사 과정에서 전달 못 받았나.

▲서지현 검사=범죄에는 국가적 법익, 사회적 법익, 개인적 법익에 의한 것이 있다. 잘 아시겠지만 안 전 국장의 성추행 혐의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기소되지 못했고 인사권 남용 부분만 기소됐다. 직권남용죄는 국가적 법익에 속한다. 그래서 개인이 피해자가 될 수 없다. 법상으로 보면 피해자는 제가 아니라 국가다. 그래서 우리나라 법이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 피고인은 증거기록과 검찰에서 제출한 증거목록 전체를 전부 볼 수 있다. 관련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수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피고인들은 다 안다. 그런데 정작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기 진술만 볼 수 있다. 검찰 사무규칙에도 피해자들에게 모든 기록을 주지 못하게 돼 있다. 안 전 국장의 형사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도 누가 무슨 진술을 했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당시 인사에 개입한 검사들은 전부 허위진술을 했다. 보통은 진술이 다르면 대질 조사를 해야 하는데 조사단에서 대질 조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저는 그 사람들이 무슨 진술을 했는지 전혀 모른 채 증인으로 갔다가 진술을 처음 봤다. 너무 깜짝 놀라서 법정에서 대응도 못하고 돌아왔다.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관심 가지고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증거를 보여주지 않는 것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닌가.

▲서기호 변호사=성폭력 범죄는 개인이 피해자다. 반면 직권남용죄나 뇌물죄는 피해자가 국가라는 개념이다. 실질적인 피해자는 직권남용에 의해 피해 입은 게 피해자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서 검사가 피해자여야 되지만 법원이나 검찰에서는 서 검사가 피해자가 아니라고 얘기한다. 형사소송 절차 내에서 피해자 권리가 너무 제한돼 있다. 실제 피해를 당한 사람은 아무 말도 못하고 절차에도 참여 못하면서 검사가 피해자를 대신해 다 책임지고 유죄 판결을 받아준다는 개념으로 형사소송이 진행된다. 국가가 피고인에게 형벌을 내리고, 검사가 피해자를 대신해 수사하고 기소하고 모든 것을 책임지는 주체가 된 것이다. 피해자가 형사소송 절차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기록 복사 등을 할 권리를 부여받아야 됨에도 현행 형사소송법상 검사가 소송 주체라는 것 때문에 검찰이나 법원 다 피해자 권리를 좁게 해석하고 받아주지 않는다. 이 부분은 국민배심원제가 도입된 것처럼 피해자들의 권리가 소송절차에서 대폭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는 시대적 관점에 따라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찰 내에서 상사에 의한 성범죄를 당한 다른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과 교류나 연대가 있었나.

▲서지현 검사=다른 피해자들은 알지 못한다. 그런 일이 있었다고 소문이 나면 사람들은 가해자가 누군지보다 피해자가 누군지 더 찾아본다. 그런 게 너무 싫어서 피해자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지난 토요일(3일)에 호루라기 재단에서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참여하면서 임은정 검사나 박병규 검사를 처음 만났다. 검찰은 각자를 고립시킨다. 저는 굉장히 조용한 성격이고 임은정 검사는 몇 년 동안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던 분이다. 검찰 내 많은 사람들이 제게 경고했다. ‘임은정 검사가 정치하려고 저런다. 가까이 하지 말라’고 말이다. 강원랜드 수사외압 사건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 역시 ‘다 좋은데 서지현 검사나 임은정 검사와는 가까이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검찰은 전혀 서로 연대하거나 교류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알지 못하고, 연대를 많이 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안 전 국장은 변호인단 규모가 꽤 큰 걸로 안다. 변호인단은 어떻게 꾸려나가실 건가. 초반에 담당했던 변호인들이 많이 사임했다고 했는데, 차후 보강할 계획이 있나.

▲서지현 검사=사실 형사소송에서는 제가 피해자가 아니어서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 지금 현재로서는 형사소송을 도와주는 분들은 재판 진행 상황만 체크해주고 있고, 민사소송은 서기호 변호사가 전적으로 진행하실 예정이다.
▲서기호 변호사=변호인단 규모에서도 보면 강자와 약자의 차이가 드러난다. 권력층에 있는 가해자의 경우 굉장히 화려한 변호인단을 꾸린다. 변호사 수임료도 엄청나게 쏟아부을 거다. 그런데 피해자는 민사소송을 별도로 제기하면서 추가로 비용 들인다는 게 쉽지 않다. 이번 사건은 많은 국민들이 관심 갖고 지지해주고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 주시는 분들 많다는 걸 말씀드린다.
▲서지현 검사=가해자 측 변호인단 중에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이 있다. 유 전 연구관의 혐의라는 게 판사 재직 동안 가지고 있던 재판 관련 정보들을 유출한 것 아니겠나. 제 사건을 수사하면서 법무부 검찰국에 있던 검사가 검찰 인사카드를 가지고 나간 게 밝혀졌다. 거기에는 개인정보뿐 아니라 기밀사항도 많다. 제가 그 검사를 처벌해달라고 조사단에 수사 요구했지만 조사조차 받지 않고 향후 징계위원회가 열려서 주의를 받았다고 했다. 똑같은 일을 했어도 주의를 주고 판사는 구속영장이 청구된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서기호 변호사=방금 사례에서 보듯 안 전 국장은 이미 퇴직을 했지만 여전히 검찰 내 안 전 국장의 영향을 받는 검사들이 많이 있다. 이 사건은 어쩌면 겉으로 보기에는 안태근 개인과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검찰 권력과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변호사들이 부담스러워서 전면에 나서기 꺼려했던 측면도 있다.

-문제제기할 때 검찰 조직 내부 개선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었는데 못했다고 말하셨다. 폭로 전과 그 후는 다를 것 같은데 이후에 느낀 내부 조직의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주실 수 있나.
▲서지현 검사=사실 제가 문제제기 하면 그걸 계기로 개혁을 하려고 할 줄 알았다. 그런데 희망이 좀 더 컸다고 할까. 제가 뭐라고 얘기해봤자 저만 이상한 사람 만들고 조직은 전혀 문제 없다고 하는 거 보면서 오히려 그때보다 더 힘들어졌다.

-폭로가 앞으로 검찰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서지현 검사=저는 전혀 변화시킬 수 없을 것 같다. 검찰 스스로 전혀 변하려고 하지 않는다. 검찰 개혁에 관심 갖는 사람도 별로 없지 않나.

-검찰을 사랑하지 않나.
▲서지현 검사=그렇다. 정의가 바로 서야 한다, 정의가 이기는 사회가 돼야 한다.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받는 게 제대로 된 나라다. 저는 정의를 바로 세우는 조직에 제가 있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자부심이 컸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많은 검사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이번 사건으로 부당 인사에 관련된 검사들이 많은 거짓말 하는 걸 보면서 너무 배신감이 커서 법정에서 손을 덜덜 떨고 눈물콧물 다 흘리기도 했다. 너무 충격적이고 3일 정도는 그 배신감이 가시지 않았다. ‘그렇게 나랑 친했던 검사가 어떻게 저런 새빨간 거짓말할 수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고 참 가엾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저 사람도 검사이기 전에 먹고살아야 하는 한 명의 사람이구나 하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번 물어보고 싶다. 당신에게 대한민국 검사란 어떤 의미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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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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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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