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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사에서] 신재생에너지 전환 '속사정'…속 타는 韓기업

기사입력 : 2018년11월06일 15:22

최종수정 : 2018년11월06일 15:22

지구 온난화 움직임 속 신재생에너지 전환
新재생에너지에 속도내는 글로벌 기업들
'RE 100' 선언…한국기업 '고립무원'
재생에너지 100% 소화못해…해외 눈돌려
'원전 일병구하기'에 당파적 논쟁만
"기업 활동 환경조성에 지혜모아야"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천혜의 자연환경인 해발 3300m의 천산(天山)산맥 침불락을 찾은 것은 4년 전이다.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위치한 만년설의 경관은 산맥의 위용과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 인생여행지다.

하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에 감탄하는 순간에도 세계 인류는 홍수, 태풍, 가뭄 등 기후변화에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20년간 재해로 목숨을 잃은 이는 130만명.

분노한 자연 앞에 인류는 무력할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도 ‘파괴적’이라는데 부정하는 이도 없다. 지난달 ‘지구온난화 1.5℃’ 이하로 억제하자는 IPCC 총회 가맹국들의 만장일치가 ‘재앙’을 벗기 위한 인류의 선택인 셈이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움직임 속에는 신재생에너지의 전환도 당면과제다. 최근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RE 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선언한 바 있다.

천산을 오르던 2014년도 구글, 애플, BMW, GM, 이케아 등 굴지의 154개 글로벌 기업들은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데 합의했다.

이미 애플과 구글 등은 100%를 달성했고 나머지 글로벌 기업들도 60~70% 신재생에너지 전환 실적을 달리고 있다.

문제는 국내 대기업들이다.

'글로벌 기업이 약속하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RE100' 보고서 [출처=포스코경영연구원]

2년 전 애플이 협력업체인 SK하이닉스 반도체를 방문한 사례가 있다.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애플은 납품제품에 대한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애플 측 실사단도 재생에너지 사용여부를 파악하던 도중 포기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도저히 재생에너지로 만든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세계 4위의 전기배터리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LG화학도 BMW로부터 납품받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은 바 있다. 고민 끝에 폴란드 공장을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했으나 결국 계약이 무산됐다.

전기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도 BMW 납품물량에 대한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받았다. 국내 재생에너지 환경이 미흡한 삼성SDI로서는 해외공장에서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 기업들로서는 ‘RE 100’의 고민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의 사정은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원이 공개한 ‘글로벌 기업이 약속하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RE100’ 보고서에 잘 드러나 있다.

한마디로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하지 않은 해당기업의 생산품은 고립무원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22 ECO 비전’을 발표하는 등 중국, 미국, 유럽 해외사업장에서의 재생에너지 100% 사용안을 내놨다.

삼성도 ‘2018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2020년까지 미국, 유럽, 중국에 있는 모든 공장·건물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에서의 100% 재생에너지 전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삼성의 경우는 현재 글로벌 전력 사용량의 65% 이상을 국내에서 소비한다. 즉, 65% 이상의 국내 소비를 전환해야하는 처지다. 그러나 해결할 묘수가 없다.

보고서를 보면,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나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 시스템 등의 여건이 아직까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대규모 풍력, 태양광 발전 시설 운영의 활성화도 오리무중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기업들의 속내다. 정부도 에너지전환을 위한 정책 드라이브에 나섰지만, 탈원전 논쟁에 빠져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기업이 요구하는 것은 ‘기업이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다. 신재생에너지 전환 100%를 달성한 글로벌 기업 사례를 보면 자체 신재생에너지 생산 비율은 3%에 불과하다.

97%를 국가가 조성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 실정은 어떤가.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이 5일 국회에서 2019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8.11.05 yooksa@newspim.com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성토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현권 의원은 “우리가 지금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 이미 세계적인 흐름은 저만치가있다”며 “기업들은 이 문제가 당장의 현안이 돼서 해외로 기업을 옮기느냐 어떻게 전환하느냐의 고민들을 하고 있다. 우린 아직도 ‘원전 일병구하기’에 몰두해있는 게 국내 상황”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현재 정부는 군산 공항 인근에 신재생에너지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15개 기업 참여기업 중 SK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LG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스마트팜 조성 등을 예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전북 주민의 설득 과정도 여전히 남는다.

일자리 등 각종 경제지표가 최악을 치닫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조성 협심에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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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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