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반(反)체제 인사가 아냐"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해된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두 아들이 아버지의 시신이라도 돌려받기를 희망한다고 4일(현지시간) CNN과의 독점 인터뷰에서 호소했다.
자말 카슈끄지의 두 아들인 살라 카슈끄지(35)와 압둘라 카슈끄지(33)는 이날 자신의 아버지가 "용기있고, 관대하며 매우 용감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압둘라는 CNN에 "아버지에게 어떤 일이 있었든지 간에 너무 고통스럽지 않았거나, 빨리 끝났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터키 당국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한 카슈끄지가 사우디에서 파견된 암살조에 의해 목이 졸린 뒤 살해됐다고 발표했다. 현재 사우디는 카슈끄지의 시신 수색 작업에 나선 상태다. 카슈끄지 시신의 행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얼마 전 터키 수색 당국이 카슈끄지의 시신이 산(酸)이 들어간 용액으로 분해됐을 것이라는 가설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이날 자말 카슈끄지의 두 아들은 아버지의 시신이 없이는 가족들이 슬퍼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살라는 "우리가 지금 원하는 것은 아버지의 시신을 아버지의 가족들이 묻혀있는 알 바키(사우디의 메디나에 위치한 공동묘지)에 묻을 수 있는 것"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우디 당국에 이런 의견을 전달 했으며, 이 같은 일이 곧 일어나기만을 바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아들들은 또 아버지의 죽음 이후 세간에서 나도는 거짓말들이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고백하며,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했다. 또 두 명의 아들은 자신들의 아버지를 두고 "온화한 사람이었으며, 모두가 좋아하는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앞서 WP와 뉴욕타임스(NYT)는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로 거론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카슈끄지를 무슬림 형제단 소속의 위험한 인물로 묘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무슬림 형제단은 아랍권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이슬람 운동 조직으로, 많은 아랍 국가에서 테러리스트 단체로 분류된 상태다.
반면 두 아들은 이 같은 의혹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두 아들은 "아버지는 절대로 반체제 인사가 아니었다. 아버지는 (사우디의) 군주제가 국가를 하나로 뭉치게 한다고 믿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살라는 수사가 끝나고 진실이 드러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이번 사건과 연관된 모든 이들이 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살만 국왕을 신뢰하느냐는 CNN의 질문에 살라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오른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3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실종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아들(왼쪽) 등 유족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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