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기준 150억달러 가량 평가손실 떠안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시가총액 1조달러의 벽을 넘으며 승승장구했던 아마존이 폭락,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가 장중 100억달러를 훌쩍 웃도는 평가손실을 입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쇼핑 시즌이 집중된 4분기 매출액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팔자’가 봇물을 이룬 결과다.
아마존이 내놓은 실적 전망은 미국 경제의 성장 열기가 꺾이는 상황을 드러내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뉴욕증시에 강한 하락 압박을 가했다.
26일(현지시각) 장중 아마존 주가는 10%에 달하는 급락을 연출했다. 이는 일간 기준 지난 2016년1월 이후 최대 낙폭에 해당한다. 전날 장 마감 후 내놓은 4분기 이익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
CNBC에 따르면 주가 폭락으로 인해 한 때 세계 최대 부자로 등극했던 베조스는 150억달러에 이르는 평가손실을 떠안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3분기 실적 발표 이전 베조스의 순자산 가치는 138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4분기 이익 전망 ‘쇼크’로 인해 10%를 웃도는 자산 가치가 증발한 셈이다.
아마존의 3분기 주당 순이익이 5.75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14달러를 크게 웃돌았지만 매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소매업 전반에 걸친 난관과 경쟁 심화, 경제 성장 둔화 및 시간당 최저 임금 인상이 아마존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익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쳤지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에 대한 기존의 주가 전망 및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루프의 앤서니 추쿰바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이익률이 탄탄하고, 광고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아마존의 중장기 성장에 대해 낙관적인 의견을 유지한다”며 주가 하락에 매입하는 전략을 권고했다.
그는 아마존의 12개월 목표주가 2200달러와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4분기 호울 푸즈 마켓 인수에 따른 효과가 인수 후 처음으로 온전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다.
제프리스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아마존의 목표주가를 2260달러에서 2300달러로 높여 잡았다. 핵심 비즈니스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높은 이익률이 악재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골드만 삭스는 4분기 매출 전망이 다소 실망스럽지만 이는 추세적인 성장 사이클이 꺾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온라인 광고 등 핵심 비즈니스의 장기 성장이 확실시된다는 것. 골드만 삭스는 아마존의 목표주가를 2250달러에서 2200달러로 낮춘 한편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이 밖에 RBC는 사상 최고치 수준의 이익률에 만족감을 내비치고, 아마존의 4분기 실적 전망이 다소 보수적이었다고 평가했다. RBC는 아마존에 ‘시장수익률 상회’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100달러에서 2300달러로 높였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