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달 초 허리케인 '왈라카(Walaka)'가 미국 하와이제도 북서쪽에 위치한 작은섬 '이스트 아일랜드(East Island)'를 덮쳐 바닷물 밑으로 사라졌다고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와이대학교 기후 과학자 찰스 플래처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5월 이스트 아일랜드와 허리케인 '왈라카' 강타 후 10월 섬의 모습 [사진=페이스북] |
이스트 아일랜드는 호놀룰루에서 북서쪽으로 약 885km 떨어진 프렌치 프리게이트 모래톱에 있으며 면적은 11에이커(4만4515m2), 약 1만3466평이다.
섬은 이달 초 이 지역을 강타한 3등급 허리케인 왈라카의 영향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미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국(FWS)이 최근 공개한 위성 이미지를 보면 이스트 아일랜드의 대부분이 가라앉은 상태다.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해양 포유류인 몽크바다표범과 푸른바다거북의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하와이 북서부에 서식하는 것으로 집계된 몽크바다표범 개채수는 불과 1400마리다. 당시 푸른바다거북을 관찰하는 연구원들을 포함한 7명의 연구원들은 허리케인이 상륙하기 전 안전히 대피했지만 멸종위기의 동물들은 바닷물에 휩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주요 서식지의 실종 후 멸종위기 동물들의 피해 규모다. 해양 멸종위기 보호종을 담당하는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찰스 리트넌 책임자는 허핑턴포스트에 이스트 아일랜드의 부재가 몽크바다표범과 푸른바다거북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 영향을 다 파악하려면 최소 몇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우려는 계속해서 사라지는 서식지다. 인근 트리그 아일랜드(Trig Island)도 올해 해수면 밑으로 사라졌는데 태풍이 아닌 높은 파도의 영향이 컸다. 리트넌 책임자는 앞으로 이런 작은 섬들이 살아남기엔 어려울 것이라며 일련의 사건들은 미래 생태계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파악해야 하는 숙제를 줬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태풍의 급등과 높은 파도 활동들이 기후변화의 징후로 보고 있다. 하와이대학교의 기후 과학자 칩 플래처는 폭스뉴스에 언젠가 이스트 아일랜드가 해수면 상승으로 지도 상에서 사라질 것을 알고 있었지만 수십년이 걸릴 줄 알았다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