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검찰 "카쇼기, 총영사관 내 주먹다짐 중 사망"
독일 "설명 불충분" 비판…프랑스·EU, 심도 깊은 수사 촉구
트럼프 "정답 알기 전까지 불만족"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기가 터키 이스탄불 총영상관에서 피살된 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설명이 불충분"하다며 비판했고, 미국도 "만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실종돼 살해된 사우디아라비아 유력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 검찰은 카쇼기가 총영사관 내에서 만난 무리와 싸움이 났고 그 과정에서 살해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쇼기를 살해한 집단이 사우디 왕실과 관련 됐다고는 언급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금까지 사우디인 용의자 18명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의 사우디 정부 관리들은 통신과 인터뷰에서 "카쇼기는 사우디아라비아인 집단과 물리적 충돌이 있었고, 목을 졸라 숨졌다"고 전했다.
사우디 당국의 발표는 몇몇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통신은 진단했다. 지난 2일 카쇼기의 실종 후 불거진 사우디 왕실의 암살 의혹에 대해 '모르쇠'를 일관하던 정부가 이제와서 피살 사실을 인정한 점이 그 이유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외신이 취재한 결과 터키 현지 매체에서 지목한 유력 용의자들 18명 중 상당수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등 사우디 왕실과 연관된 인물들로 밝혀졌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빈살만 왕세자의 고문인 알 카흐타니를 비롯한 고위 관료 5명을 경질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사우디 측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비판했다. 프랑스와 유럽연합(EU)도 심도 깊은 수사를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유세 지원을 위해 네바다주로 향하던 중 기자들에게 "나는 정답을 찾기 전까지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사우디 당국의 피살 사실 인정에 대해서는 "큰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당국이 카쇼기를 암살했다는 결론이 내려지만 "엄청 심각한" 결과와 경제 제재를 경고한 바 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