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이 1990년대 후반 겪었던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금리 상승과 미국을 필두로 한 무역전쟁 속에 자본 유출이 가시화되기 시작했고, 아르헨티나와 파키스탄를 필두로 한 위가 상황이 보다 광범위하게 번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사진=블룸버그] |
12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세계은행/IMF 총회에서 또 한 차례 경고음을 높였다.
신흥국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것은 물론이고 이중 일부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는 것. 자본 유출이 더욱 악화되다가는 1990년대 해당 국가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던 위기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라가르드 총재는 강조했다.
그는 연차 총회의 한 토론에서 “신흥국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자본 유출을 차단해야 한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과 G2(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이미 자본 유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올들어 이미 IMF는 아르헨티나에 제공하기로 한 57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포함해 대규모 지원 사격을 단행했다. 파키스탄은 70억달러의 차관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신흥국의 금융시장 혼란과 이에 따른 실물경기 충격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IMF는 앞서 수 차례에 걸쳐 신흥국 위기를 경고한 바 있다.
약 20년 전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신흥국의 재정건전성과 기업 펀더멘털이 강화됐지만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혼란은 여전히 외풍에 취약한 현주소를 확인시켰다.
IMF의 자금줄 확충이 필요한 상황에 신흥국의 구제금융 요청이 늘어날 경우 라가르드 총재가 난감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고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잠재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할 경우에 대비해 충격 완충제를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IMF 정책자 출신의 토마스 번스 국제지배구조혁신연구소(CIGI) 연구원은 “혼란에 빠진 신흥국이 상당수에 이른다”며 “투자자들이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