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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 뒷얘기] 지코 평양랭면‧백두산 아리랑·최태원의 '백지'

기사입력 : 2018년09월26일 11:16

최종수정 : 2018년09월26일 18:38

되짚어본 특별수행단 말말말...문화·예술 등 정서적 교감 많아
래퍼 지코 “평양냉면, 최대치 그 이상의 맛” 감탄사 '화제'
차범근 전 감독 “한국 냉면 탓인가 좀 싱겁다고 느껴져”
최태원 회장 "기회 있지만 아직 백지 같은 상황 같기도"

[서울=뉴스핌] 평양공동취재단·하수영 수습기자 = 지난 20일 막을 내린 평양정상회담의 공식 키워드는 평화와 번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정상은 함께 백두산을 방문하는 등 여러 동반 일정을 소화하고 비핵화 관련 내용을 공동선언에 담는 등 평화와 번영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평양 시민들 역시 두 정상을 향해 연거푸 평화, 번영, 조국통일을 연호했다.

두 정상의 공식 키워드가 평화, 번영이었다면, 문 대통령을 따라 평양을 방문한 특별 수행단의 키워드는 다름 아닌 ‘평양냉면(북한말로는 평양랭면)’이라고 할 수 있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때부터 북한 관련 최상위 키워드 중 하나였던 ‘평양냉면’부터, 백두산 천지에 울려 퍼진 ‘아리랑’, 그리고 한 재벌 총수의 ‘백지’ 발언까지, 평양정상회담 특별 수행단의 말과 행동 중 눈에 띄는 부분을 다시 짚어본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18일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 자리에서 평양냉면 여러 그릇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 2018.09.18


◆지코 “밍밍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아…평양냉면 맛 최대치 그 이상”

   차범근 “한국 냉면에 익숙해서인지 약간 싱거워”

이번 평양 방북 기간 가장 화제가 된 특별 수행단의 말을 꼽으라면 단연 그룹 블락비 멤버 겸 래퍼인 지코의 평양냉면 맛 평가다.

지코는 지난 18일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맛 본 뒤 “평소 평양냉면을 자주 먹는데 (오늘 먹은 것은) 예상했던, 먹어왔던 평양냉면 맛의 최대치하고 또 전혀 다르다”며 “밍밍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은, 굉장히 균형 잡힌 맛”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돌아가면 옥류관 냉면을 못 먹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래서 지금 배가 부른데 한 그릇 더 할까 고민 중”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반면 평양냉면에 다소 회의적인 평가를 내린 특별 수행단원도 있었다. 바로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다. 차 전 감독은 평양냉면 맛을 묻는 취재진에게 “상당히 고대하고 왔는데 입맛이 한국(냉면)에 익숙해져 있어 그런지 약간 싱겁단 느낌이 있다”고 답했다.

차 전 감독은 “음미해보면 깊은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 돌아가면 평양냉면 먹고 싶을 것 같지 않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내에게 이 맛을 그대로 잘 전해야 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영상공동취재단 =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특별수행단 자격으로 방북한 가수 알리가 백두산 천지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 등이 보고 있는 가운데 '진도 아리랑'을 열창하고 있다.

◆백두산에 울려 퍼진 알리의 ‘진도 아리랑’…남북 정상 내외, 흥겹거나 감동에 젖거나
   최태원 SK회장 “백지 같은 상황…여러가지 기회가 있단 얘기”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리라가 났네…에에에…아~리랑 음음음~아라리가 났네”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는 구성진 ‘진도 아리랑’ 가락으로 가득 찼다. 특별 수행단으로 함께 한 가수 알리가 남북 정상과 공식‧특별 수행단들이 모두 함께 한 자리에서 아리랑을 열창한 것이다.

알리의 노래를 지켜보는 이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노래를 즐겼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는 소리를 내 노래를 따라 불렀다. 김 여사는 팔을 흔들며 리듬을 맞추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웃는 얼굴로 알리의 노래를 감상했다. 문 대통령은 알리의 노래가 끝난 뒤 알리에게 악수를 건네며 격려했다.

[삼지연=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평양방문 3일째인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이재웅 쏘카 대표,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특별수행원들이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있다. 2018.09.20

최태원 SK 회장의 ‘백지’ 발언도 특별수행단의 ‘말말말’ 중 빼 놓을 수 없다. 최 회장은 20일 저녁 서울로 돌아온 후 취재진이 방북 소감을 묻자 “(평양에 다녀오니) 여러 가지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한편으론 아직 백지 같은 상황이란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 수행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들도 여럿 포함돼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 어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인들이 식물을 심고 기르는 양묘장을 방문하는 한편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를 면담해 남북 경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은 그러한 기대의 시선이 나오는 이유를 설명해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의 백지 발언은 유엔 제재 하에서 남북 경협을 추진해야 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고민과 북한이라는 ‘블루 오션’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최 회장의 말은 ‘남북 경협에 대한 핑크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많은 장벽들이 존재하는 지금의 상황은 모든 상황이 언제든지 백지처럼 하얗게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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