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시장 3선 성공과 함께 내놓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통개발이 사실상 철회됐다.
이른바 '싱가포르' 선언 이후 서울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국토교통부가 우려를 표하자 결국 박원순 시장도 물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며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으로 돼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싱가포르 선언 철회 배경을 밝혔다.
이르면 9월 발표될 계획이었던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은 일단 무기 연기 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재추진 시점에 대해 "일단 부동산시장이 안정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시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동시에 주택시장 안정화 역시 서울시장의 중요 책무라고 생각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추진 보류라는 결단을 하게 됐다"며 "국토부 등과 협력해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19일 강북 삼양동 옥탑방 한달 생활을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성과보고회를 갖고 있다. [사진=서울시] |
이와 함께 박원순 시장은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서울시는 박 시장 임기 내 공적임대주택 24만 가구 공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 시장은 “현재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에 서울시 노력이 더해지면 전체 주택 대비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이 약 10%에 이르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서민 주거안정이 강화됨은 물론 부동산 시장 가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북 균형발전 정책의 하나로 빈집 1000가구를 매입해 임대주택 4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정부의 기금지원 및 법령과 제도개선을 통해 빈집 활용 방식의 공공주택 공급을 추가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또 정부의 부동산 추가규제 움직임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위해 우선 실거래가가 공시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도록 정부와 협력하고 행정2부시장 직속의 ‘부동산 상황 점검반’을 만들고,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점검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의 '싱가포르 선언'이 철회된 가장 큰 이유는 서울 집값 급등과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정책 기조와 배치된다는 비판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이후 하락세로 접어든 서울 아파트 값은 이달 들어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아파트값은 지난주 보다 0.34% 올랐다. 전주대비(0.15%) 상승폭이 2배 이상 커졌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가 모두 올랐다. 매매가 상승폭이 가장 큰 지역은 양천구(0.65%),강서구(0.63%) ▲강동구(0.57%), 도봉구(0.56%) 순이다.
결국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주 임시국회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주택시장 추가 규제 대책을 예고할 정도에 까지 이른 상태다.
여기에다 국토부의 잇단 사실상의 경고도 박 시장의 선언 철회의 주요 이유다. 박 시장의 싱가포르 선언 직후 국토교통부는 용산·여의도 통개발에 대해 국토부의 허가가 있어야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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