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쿠바 여행경보 '여행재고'에서 '여행주의'로 완화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미국이 23일(현지시각) 쿠바 여행경보를 하향 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쿠바 여행경보를 3단계(여행재고·Reconsider travel)에서 2단계(여행주의·Excercise increased catuion)로 완화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2단계 여행경보를 내린 국가에는 독일, 덴마크, 멕시코, 벨기에,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중국, 프랑스 등이 있다.
국무부는 쿠바 아바나 대사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이 계속 발생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쿠바에 여행경보 3단계인 '여행재고'를 발령했다.
하지만 국무부가 이번 2단계 완화 조치에서도 인정하듯 당시 3단계 경고는 일반인이 아닌 정부 관리를 향한 '공격'을 감안한 발령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국무부는 자국민 해외여행과 관련한 국가별 위험 수위를 알릴 목적으로 올초 새로운 4단계 여행경보 시스템을 가동했다.
쿠바 정부와 외신은 쿠바의 여행경보 발령에 정치적 이유가 깔려있다며, 자국민들에게 '공산주의 국가' 여행을 경고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쿠바와 체결한 긴장완화 정책 일부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 6월 중국 광둥성 광저우 주재 미 총영사관에서도 쿠바 괴질환과 유사한 사례가 보고됐으나 국무부는 건강경보만 발령했을 뿐 여행경보는 조정하지 않았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방 임대 사업을 하는 쿠바인 마우리치오 알론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정부가 지난해 쿠바 규제를 한층 강화하면서 최근 미국인들 사이에서 분 쿠바 여행 열풍도 꺾였다. 로이터는 쿠바 관광업계 정보통을 인용, 올해 상반기 쿠바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이 26만6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4% 줄었다고 전했다.
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쿠바 현지에선 특히 빠른 성장세를 보이던 가정식당 및 민박사업이 타격을 받았다.
관광객들에게 바다 전망의 방을 임대하는 마우리치오 알론소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그의 사업 역시 미국의 쿠바 여행경고 조치로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쿠바 여행에 관심있는 미국인들이 많으나 (정부) 규제와 갖가지 어려움으로 이들이 여행을 주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관광시장이 다시 회복되길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