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쿠바가 43년 만에 헌법 개정에 들어가는 가운데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이 올 상반기 쿠바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지적하며 계속되는 유동성 위기가 국가 경제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각) 경고했다.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가운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디아스카넬 의장은 쿠바 의회가 구 헌법 개헌안을 승인한 이날 국회에서 이같이 연설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의회는 1976년 냉전 시절 제정된 구 헌법이 사회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에는 공산당을 국가 유일의 정당으로 유지하면서도 정부 주요 부처 개혁, 사유재산 인정 및 시장경제 도입, 성 소수자 인권 보장 등 개혁적인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은 11월까지 공개 논의된 후 국민투를 거쳐 최종 발효된다.
쿠바 정부는 또 "윤택하고 지속가능한" 사회주의에 도달하겠다는 목표 하에 소비에트 연방 시절 구축된 경제 체제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쿠바는 2014년 베네수엘라가 유가 폭락으로 휘청이면서 그 타격을 고스란히 입었다. 쿠바의 가장 가까운 경제적 파트너이자 연료 공급처였던 베네수엘라의 경제난으로 쿠바의 외화 수입과 원유 공급량도 급감했다. 이후 쿠바 정부는 수입과 에너지 소비를 제한하며 이에 대응하고 있다.
디아스카넬 의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쿠바 경제 성장률은 1.1%다. 정부가 당초 내놓은 기대치 2%에 한참 못 미치는 성장세다. 1.6%를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간 성장률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정부는 옛 소비에트 체제가 붕괴되면서 무너진 국가 경제를 다시 부흥시키려면 연간 성장률을 7%까지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쿠바는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다. 쿠바 정부는 채무 상환 여력이 안돼 지난 2년간 국제 채권단에 채무 변제 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디아스카넬 의장은 22일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선 다 함께 더욱 노력해야할 것을 주문하면서 "국가 신용도를 점진적으로 다시 쌓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쿠바 경제학자들은 적자에 허덕이는 쿠바가 수지를 맞추는 데만 연간 성장률 3% 이상 기록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악천후와 관광 수입 및 기타 수출 감소 등으로 "재정 상태가 여전히 빠듯하다"며 "올 하반기엔 국가 자원 관리를 위한 추가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을 촉구했다. 또 횡행하는 암시장을 제대로 단속할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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