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구걸론' 부담…삼성 자체 발표할 듯
소통 강화·경영 애로사항 수렴에만 집중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만남에서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는 없었다.
최근 정부의 '투자 구걸론'이 부각되면서 삼성 측의 투자계획을 정부가 발표하려던 것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삼성 측은 향후 적당한 시기에 자체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부총리를 비롯해 7개 부처로 구성된 경제팀은 6일 오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현장소통 간담회를 개최했다.
[평택=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8.08.06 leehs@newspim.com |
정부측에서는 김동연 부총리를 비롯해 과기정통부, 고용부, 중기부 차관, 공정위 부위원장이 참석했으며 산업부와 복지부 관계자도 배석했다.
삼성 측도 이재용 부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노희찬 삼성전자 사장, 진교영 삼성전자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 에피스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부총리 취임 이후 최대 규모의 간담회였으나 기대됐던 '대규모 투자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측이 100조원을 넘어서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에 앞서 대기업들은 김동연 부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하며 '선물'을 제공한 바 있다.
LG그룹 2018년 19조원 투자 및 1만명 고용, 현대차는 5년간 23조원 투자 및 4만5000명 고용, SK는 3년간 80조원 투자 및 2만8000명 고용, 신세계는 3년간 9조원 투자 및 매년 1만명 고용을 제시했다.
[평택=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6일 오전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2018.08.06 leehs@newspim.com |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방문을 앞두고 '투자 구걸을 하지 말라'는 청와대 측의 반응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투자계획을 정부가 미리 받아서 사전에 조율한 뒤 발표하는 형식이 문제가 됐다. 마치 정부가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강제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 총리 지난 3일 이례적으로 입장문까지 발표하며 투자와 고용은 기업의 몫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에 의지해 투자나 고용을 늘리려는 의도도, 계획도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투자나 고용계획에 대한 의사결정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앞으로도 대기업은 물론 중소·벤처기업과 소통을 강화하며 혁신성장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업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현장방문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정부가 기업의 투자계획을 미리 받아서 발표하는 방식은 개선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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