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금성' 실화 모티브로 제작…8월8일 개봉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새로운 첩보물의 탄생이다. 총보다 리드미컬하고, 주먹보다 강력한 ‘말’이 관객을 스크린으로 끌어당긴다.
올 여름 기대작으로 꼽히는 영화 ‘공작’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아이파크몰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영화다. 실제 암호명 ‘흑금성’으로 활동했던 안기부 스파이 출신 박채서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공식 초청작이다.
영화 '공작'의 주역 배우 조진웅(왼쪽부터), 황정민, 윤종빈 감독, 이성민, 주지훈 [사진=뉴스핌DB] |
윤종빈 감독은 이날 언론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 “다른 영화를 준비한다고 안기부를 취재하다가 ‘흑금성’을 처음 알게 됐다. 충격적이면서도 호기심이 갔다. 그래서 조사를 했고 더 관심이 갔다. 이 사실에 기반한 리얼 첩보극을 만들고 싶었다. 어렵게 수소문했는데 (박채서가) 수감 중이셨다. 그래서 가족을 통해서 영화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영화를 통해서 제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남과 북이라는 한반도의 비극이 과연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지금 대한민국에서 사는 국민들에게 던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윤 감독은 연출 주안점에 대해 “이게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6년간 일어난 일이다. 그걸 두 시간 호흡으로 담아야 해서 힘들었다. 또 실화 베이스라 난감했다. 제가 선택한 기준은 팩트에 집착하지 말고 내적 논리에 맞게 가자는 거였다. 큰 맥락에서 풀리지 않는다면 영화를 만들 수 없었다. 실제 사건을 찾아보는 건 추후라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보통의 첩보, 스파이물과 달리 액션을 배제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야기가 주는 실화의 재미가 있어서 구태여 액션을 첨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모든 구성원이 이 의견에 동의해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영화 '공작'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황정민(왼쪽)과 이성민 [사진=뉴스핌DB] |
출연 배우들의 이야기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었다. 기자간담회에는 윤 감독 외에도 배우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 조진웅이 자리했다.
황정민은 북으로 간 스파이 박석영 역을 맡았다. 앞서 언급한 박채서 씨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황정민은 “선생님을 정말 뵙고 싶었다. 행동 묘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단지 그분의 얼굴, 눈을 보고 싶었고 에너지를 느끼고 싶었다. 직접 뵌 건 작년 5월에 만기 출소하신 후였다. 내가 일련의 사건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대단해 보였다. 또 그 많은 역경과 고난을 묵묵히 잘 견디는 분이라 직접 김정은 위원장과 독대를 할 수 있는 힘이 있지 않았나 싶더라”고 회상했다.
북의 리명운은 이성민이 열연했다. 북의 외화벌이를 책임지는 대외경제위 처장으로 흑금성과 공동 사업을 벌이는 인물이다. 이성민은 연기 호평에 “연기는 제가 했고 제 목소리”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스태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오히려 제 연기가 미숙해서 미안했다. 그래도 좋게 봐줬다면 스태프와 감독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주지훈은 북경 주재 북의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으로 분했다. 그는 “북한 실정을 잘 아는 선생님께 도움을 많아 받았다”며 “극중 캐릭터 변주는 영화 속 상황, 신에 맞게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할지 많이 고민하고 찍었다. 대사도 어렵고 긴장 밀도도 높아서 현장에서 많은 리허설을 거쳐서 준비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끝으로 공작전을 기획, 지시하는 남측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실장 최학성 역의 조진웅은 최근 화해 국면에 접어든 남북관계에 대해 언급하며 영화의 의미를 곱씹었다. 그는 “평화 국면은 국민의 염원이자 기쁨”이라며 “이 이야기가 아마 거기에 좋은 화두를 던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지금의 정세를 지지하고 또 앞으로 나아갈 남북관계 변화를 학수고대한다”고 덧붙였다.
‘공작’은 8월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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