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Tsinghua Unigroup Ltd, 紫光集团有限公司)이 프랑스 스마트 칩 부품 제조사 랑셍(Linxens)을 22억유로(약 2조8972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칭화유니그룹 연구센터에서 연구원이 현미경 앞에 놓인 인터페이스 보드에 반도체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소식통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이 랑셍 인수 계약서에 서명한 건 지난달이지만 공식 발표는 없었다.
칭화유니그룹이 민간투자기업 CVC로부터 랑셍을 인수한 것은 유럽 당국의 규제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세 명의 소식통은 전했다. 아직 프랑스와 독일 규제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정보가 기밀이기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은 그러나 규제 당국이 반대하지는 않을 거라고 주장했다.
세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이미 은행 네 곳으로부터 15억유로(1조9733억) 상당의 브리지론을 계약한 상황이다.
주요 대출 은행인 크레딧스위스 은행은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을 거부했다. 칭화유니그룹과 랑셍 측도 묵묵부답이다.
이번 인수건은 중국의 역내 투자에 대한 유럽 규제 당국의 입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부호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 관계가 악화되고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에 제동을 걸면서 유럽 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중국이 유럽 자산에 투자한 금액은 455억달러(50조1159억원)다. 톰슨 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이는 작년 투자 수준의 두 배이며, 반면 미국에 대한 투자는 19억달러(2조1405억원)로 전년 대비 75%나 줄었다.
파리에 본사를 둔 랑셍은 연간 5억3500만유로(704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다. 회사는 스마트 카드와 전자 리더기를 연결하는 커넥터를 만든다. 또한, 카드 결제나 대중교통, 현관 등에 쓰이는 비접촉식 카드 기기의 부품인 안테나와 기판을 제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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