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의 다국적 항공우주 및 방위사업체 에어버스(Airbus)가 어떤 결과가 나와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부터 심각한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영국에 대한 투자 중단을 경고했다.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의 정부와 의회가 브렉시트 조건을 놓고 깊은 분열에 쌓여 브렉시트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제조업체가 투자 중단을 경고한 것이다.
톰 윌리엄스 에어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2일(현지시간) 영국 BBC의 ‘투데이’쇼와 인터뷰에서 “진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더 이상 불확실한 상황 속에 영국 내 투자를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21일 웹사이트에 브렉시트 리스크 평가 보고서를 게재하고 “브렉시트가 진전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영국이 EU와 향후 무역 관계에 대한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deal) 브렉시트 시 에어버스가 한 주에 최대 10억유로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 추산했다.
윌리엄스 COO는 “영국 내 사업을 계속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앞으로 몇 주 내로 중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어버스가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영국에서 제조해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영국 내 공급업체들은 유럽항공안전청의 감독을 받고 있다. 브렉시트 후 영국이 유럽항공안전청의 감독을 받지 않게 되고 영국이 EU 기준을 따르는 기관을 만들지 않을 경우, 영국 내에서 생산하는 부품이 탑재된 항공기는 판매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윌리엄스 COO는 설명했다.
에어버스는 브렉시트 후 부품의 통관 문제, 안전인증 문제 등에 혼선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현재 부품을 생산하는 영국 내 공장을 유럽이나 미국, 중국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어버스는 영국 전역 25개 지역에서 총 1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11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영국 내 공장을 통해 영국에 연감 17억파운드(약 2조5044억원)의 세금을 내고 있다.
영국 체스터 인근 브로턴에 위치한 에어버스 부품 공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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